[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능금과 사과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2일(金)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줄다 보니 ‘홍동백서(紅東白西)’와 ‘조율이시(棗栗梨枾)’는 책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말이 됐다. 제사상을 차릴 때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되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과가 없다. 제사상에 올리기는 하는데 이 목록에 없고 심지어 다른 과일과 달리 이 과일을 가리키는 한 글자짜리 한자도 없다. 사과를 한자로는 ‘沙果, 砂果’로 쓰지만 본디 한 단어가 한 글자로 나타나는 한자의 일반적인 흐름에도 안 맞는다. ‘빈파(瀕婆)’ 또는 ‘평과(평果)’라고도 쓰지만, 이 역시 두 글자다. 이 과일을 가리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