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도에서 휴전선이 동쪽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고성군 경계에 이르러 가파르게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6·25전쟁이 터진 직후부터 휴전 직전까지 계속된 향로봉·건봉산·월비산·351고지 등의 치열했던 전투 결과다. 전국 230개 자치 시·군·구 가운데 고성군이 특별한 점은 우선 여기에 있다. 7번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속초를 지나면 공기부터가 다른 느낌이다. 각종 통제선과 군사 시설이 눈에 띄는 빈도가 부쩍 잦아진다. 흉물스런 철조망 대신 금속 울타리나 목책으로 많이 바꾸었지만 분단 현실을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성은 분단국 가운데서도 분단도에 속한 분단군이다. 나라가 나뉜 것도 서러운데 도까지 남북으로 갈리고 군마저 반 토막이 났다. 분단군으로는 철원도 있지만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