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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팔경(高城八景)

Jimie 2022. 10. 5. 15:02

 

 

 

한반도 지도에서  휴전선이 동쪽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고성군 경계에 이르러 가파르게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 6·25전쟁이 터진 직후부터 휴전 직전까지 계속된 향로봉·건봉산·월비산·351고지 등의 치열했던 전투 결과다.

 

전국 230개 자치 시·군·구 가운데 고성군이 특별한 점은 우선 여기에 있다. 7번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속초를 지나면 공기부터가 다른 느낌이다. 각종 통제선과 군사 시설이 눈에 띄는 빈도가 부쩍 잦아진다. 흉물스런 철조망 대신 금속 울타리나 목책으로 많이 바꾸었지만 분단 현실을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성은 분단국 가운데서도 분단도에 속한 분단군이다. 나라가 나뉜 것도 서러운데 도까지 남북으로 갈리고 군마저 반 토막이 났다. 분단군으로는 철원도 있지만 고성이야말로 그 아픔이 가장 큰 군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한의 동북단에 위치한 데다 군 자체가 남북으로 갈렸으니 지리적으로는 최고 변방이고 행정적으로는 파행지역이다. 산맥과 민통선에 막히고 군사적 이유로 개발마저 극도로 제약되는 등 모든 면에서 발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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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경 건봉사

전국 4대 사찰 중 한 곳으로 신라 법흥왕(서기 520년) 때 지어진 오랜 사찰이다. 건봉사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와 무지개 모양의 능파교 (보물 제1336호), 그 양쪽에 바라밀 문양의 돌기둥, 불이문(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5호)이 옛 건봉사 터(강원도 기념물 제51호)에 천년이 넘는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제2경 천학정

천혜의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위에 건립되어 청간정과 백도를 마주 바라보고 북으로는 능파대가 가까이 있어 한층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는데 상하천광 거울 속에 정자가 있다 하여 천학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드넓은 동해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고장 사람들의 편안한 쉼터이기도 하다.

제3경 화진포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해 붙여진 이름으로 둘레 16km의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로 넓은 갈대밭 위에 수천 마리의 철새와 고니가 날아들고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여 주변 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주변에 유명한 별장들이 많았던 곳으로 지금도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 & 별장과 이기붕 별장, 김일성 별장이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4경 청간정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만경창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 위에 팔작지붕의 중층 누정으로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 1953년 고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이 정자 내에 걸려 있다. 아름다운 주위 풍광으로 예부터 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노송 숲 사이로 뚫린 오솔길을 더듬은 뒤, 탁 트인 동해를 굽어보는 정취가 그윽하다.

제5경 울산바위

수많은 전설과 함께 고성지역에서 바라본 그 경관은 자연의 위용과 함께 예술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암절벽의 극치를 보여준다. 미시령 터널을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울산바위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면 높이 솟은 기암절벽과 절벽의 아래를 둘러싼 푸른빛이 참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어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제6경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되새기고자 1984년에 지어졌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의 해발 70미터 고지 위에 위치하고 있다.

금강산이 가깝게는 16km, 멀리는 25km 정도 거리로 해금강 대부분 지역이 한눈에 보이고, 해금강 주변의 섬과 만물상(사자바위), 현종암, 사공암, 부처바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제7경 송지호

자연호수와 죽도가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한 송지호는 둘레 약 6km(20만 평), 수심 5m에 달하며 짠물이 섞여 겨울에도 잘 얼지 않고, 물빛이 청명하고 수심이 일정해 도미와 전어 등 바닷고기와 잉어, 숭어 같은 민물고기가 함께 살고 있어 겨울 철새가 머물다 가는 철새 도래지이다. 송지호 관망타워에서 청둥오리 기러기 떼와 천연기념물인 고니를 관찰할 수도 있다.

제8경 마상봉 설경

마산 봉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절경과 함께 겨울철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대자연의 위용과 위엄을 함께 느끼게 한다. 마산봉은 백두대간 준령 위 진부령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산봉을 정점으로 서쪽 방향을 수개의 계곡이 형성되어 있고 계곡을 중심으로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 1만 2천봉의 남한 제2봉이 바로 마산봉이다.

 

김일성(金日成) 별장과 이승만(李承晩) 별장

김일성 별장 / 이승만 별장 / 통일전망대

 

화진포(花津浦) 해변과 호수(湖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2층 건물로 우뚝 솟아있는 김일성 별장은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이고 오르는 계단에는 소년시절의 김정일과 같은 또래의 소련군 장군 아들이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붙어있어 신기하게 들여다보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조금 떨어져 호수 옆에는 이승만 (李承晩) 별장과 이기붕(李起鵬) 별장이 있는데 호수를 바로 앞에 볼 수 있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가 되지만 건물 모습이나 위치가 김일성 별장보다는 사뭇 빈약해 보여서 씁쓸하던 기억이 난다.

 

화진포호는 석호(潟湖:둘레 6.5km)로 제법 넓은데 모래언덕을 넘으면 바로 해안이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가 되는데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녘 땅이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금강산과 해금강 끝자락도 보인다. 통일전망대 바로 옆에는 전쟁체험관도 있다.

 

고성 8(高城八景)

고성은 경관 좋은 곳을 뽑아 8경으로 꼽는데 ①건봉사(乾鳳寺) ②천학정(天鶴亭) ③화진포(花津浦) ④청간정(淸澗亭) ⑤울산암(蔚山巖) ⑥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 ⑦송지호(松池湖) ⑧마산봉(馬山峰)이다.

이 중에서 언급하지 못한 몇 곳을 골라 설명을 덧붙여 본다.

화진포 호수(湖水)와 해수욕장 / 금 거북섬(金龜島) / 죽도(竹島)

 

제2경 천학정(天鶴亭)은 토성면 교암리에 있는 해변의 정자로, 낙산 의상대(義湘臺)와 더불어 일출명소로 꼽히는 곳이며 제3경 화진포(花津浦)는 강원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어있다.

이곳은 해변가득 피는 해당화(海棠花)의 풍경이 아름다워 화진포(花津浦), 즉 꽃 갯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여름철 수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든다. 화진포 앞바다에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흡사 거북형상의 금구도(金龜島)가 떠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삼국시대의 전설이 얽혀있다.

송지호 앞이 화진포해수욕장이고 조금 북쪽에는 앞바다에 죽도(竹島)가 있어 해변을 죽도해수욕장이라고 하며, 죽도에는 성터도 있고 울창한 대(竹)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송지호 전망대 / 토성면 능파대(凌波帶) / 송지호 백조

 

속초와 고성의 중간지역에 있는 송지호(松池湖)는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고 제법 넓은 호수다.

송지호에 얽힌 민담(民譚)으로, 1,500여 년 전 송지호 자리는 어느 구두쇠 영감의 문전옥답(門前沃畓)이었는데, 어느 날 노승이 시주를 청했으나 문전박대(門前薄待)하자 화가 난 노승이 밭 가운데에다 쇠로 된 절구를 집어던졌는데 이 절구에서 물이 한없이 솟아나와 송지호(松池湖)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송지호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도미, 전어 같은 바닷물고기와 잉어 등 민물고기가 함께 서식하여 낚시터로 유명하고, 고니(白鳥, 천연기념물 제201호)의 도래지(到來地)로 유명하다.

호반(湖畔)에는 새들(白鳥)을 관망하는 타위도 있고 가까운 해변에는 해안절경 능파대(凌波臺)도 있다.

고성 제4경이자 관동8경(關東八景)의 하나로 꼽히는 청간정(淸澗亭, 유형문화재 제32호)은 토성면(土城面) 청간리(淸澗里)에 있는데 근처 교암리(橋巖里)에 있는 천학정(天鶴亭)과 더불어 동해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치하여 동해안의 절경(絶景)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 일출(日出)관광의 명소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