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감사원 "文정부, 근거 없이 '자진 월북' 발표…수사요청"
- 뉴스1
- 유새슬 기자
- 입력2022.10.14 11:49
최재해 감사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10.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감사원은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실지 감사를 진행한 결과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인사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왜곡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6월17일 감사착수계획을 발표한 이후 57일간 특별조사국 인력 등 18명을 투입해 국방부, 해경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대상은 국가안보실,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 20명이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감사원 보도자료 전문
Ⅰ. 감사개요
감사원은 2020년 9월22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2022년 6월16일 국방부‧해경 등이 기존(2020년 9월)의 발표 내용을 번복하여 월북을 인정할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사건의 객관적‧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여 국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방부, 해경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
이번 감사는 2022년 6월17일 감사착수계획을 발표한 이후 7월19일~10월14일(총 57일간) 특별조사국 인력 등 18명을 투입하여 국방부‧해경 등 관련 기관들의 초동대응이나 사건 발표 등 업무처리를 정밀하게 점검.
2022년 10월14일 직무유기, '감사원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는 총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요청하였고, 이번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수사요청서의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국민들께 알려드림.
감사결과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감사위원회의의 의결 등을 거쳐 관련 공무원에 대한 엄중문책 등의 조치를 할 계획임.
Ⅱ. 주요 사건경과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었던 故 이대준 씨가 2020년 9월21일 실종 이후 북측 해역에서 발견되어 피살‧소각까지 이르게 된 경위는 아래와 같음.
① 9월21일 01시58분경 어업지도선(무궁화 10호)에서 근무하던 중, 소연평도 남방 2.2㎞ 지점에서 실종
② 9월22일 15시30분경 실종 지점에서 27㎞ 떨어진 황해남도 강령군 구월봉 인근 해역에서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1차)된 후, 밧줄에 연결된 채 해상에서 표류. 19시 40분경 북한군은 이대준 씨를 잃어버림.
③ 9월22일 20시50분경 북한군에 의해 최초 실종 지점에서 38㎞ 떨어진 등산곶 인근 해역에서 다시 발견(2차)
④ 9월22일 21시40분경부터 22시50분경 사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소각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초동조치, 사실관계 조사‧발표 등 주요 사건경과는 다음과 같음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Ⅲ. 주요 내용
1. 초동대처 과정
감사원 보도자료 갈무리/뉴스1
(1) 위기관리 관련 매뉴얼에 따른 조치 미이행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 컨트롤타워」 미작동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등 정부의 위기관리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한 위기 상황 발생 시 통일부(비군사적 상황) 등 관계부처에 보고·전파하고, 최초 상황평가 회의를 거쳐 심각성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를 건의하는 등 국가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의 위기관리 국정 수행을 보좌하여 국민의 생명보호 및 안전보장에 만전을 기해야 함.
이대준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는 실종(9월21일 01시58분경 추정)된 이후 약 38시간이 지나 구조조치가 시급한 상태였고 당시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무단으로 넘나들면 사유를 불문하고 사살한다는 긴급 포고문(8월경)을 내린 상황으로, 북한은 발견된 이대준 씨를 신속히 구조하지 아니하고 밧줄로 연결하여 표류상태로 바다에 장시간 방치 중.
그런데 안보실은 9월22일 17시18분경 북한 해역에서 이대준 씨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국방부(합참)로부터 전달받고도 대북통지 등의 주관부처인 통일부는 제외한 채 해경 등에만 상황을 전파하였고 대응방향 결정 등을 위한 '최초 상황평가회의'도 미실시.
이후 9월22일 18시36분경 안보실은 청와대 내부보고망을 통해 당시까지 파악된 상황 등을 작성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상신(서면)한 후 아직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는데도 안보실장 등 주요 간부들은 19시30분경에 퇴근하는 등 '국가위기관리 컨트롤타워' 미작동.
통일부가 9월24일 작성한 상황일지 "서해상 우리국민 피격사건 관련 일지"(내부참고용)에 따르면 대통령 서면보고에 "해상 추락으로 추정되어 수색 중, 북측이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한 첩보 입수"라는 내용이 포함. 단 이 내용은 통일부가 안보실 관계자의 NSC 상임위 백브리핑 내용을 공유받아 기재하였다고 감사원에 진술(안보실 보고서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어 감사 중 미확보).
◇국방부·통일부·해경: 매뉴얼 등에 따른 위기대응 조치 미이행
국방부(합참)는 9월22일 16시40분경 이대준 씨의 발견정황을 처음 보고받은 직후 합참 상황평가회의를 개최하였으나 북한 당국에 의해 우리 국민이 억류된 경우 취해야 할 군사대비태세 강화나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검토(필요시) 등을 하지 아니한 채 "통일부가 주관하여야 하는 상황이므로 군에서 대응할 것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회의를 종료.
이후 국방부는 19시40분경 월북 의사 표명 첩보를 보고받은 후 북한이 인도적으로 실종자를 구조할 것으로 기대한 채 군에서 조치하기는 어렵다면서 기다려보기로 하고 필요한 조치는 하지 아니함.
합참의장은 9월23일 0시 교체 예정이었는데 전임자는 17시30분경 보고를 받은 후 19시 이전 퇴근, 후임자는 20시 이후 두 차례 보고받고도 미조치하여 지휘 공백 발생.
통일부는 9월22일 18시경 국정원으로부터 발견정황을 최초 전달받은 후 수차례 통화를 하면서 이대준 씨가 해상 부유물을 잡고 표류 중이며 구조활동 정황이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는 등의 상황을 파악.
북한 내 우리 국민의 억류·위해 등이 발생하면 주관기관으로서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송환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도 통일부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다가 국정원으로부터 22시경 추가적인 상황파악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은 후 상황을 종료
당시 담당국장은 장·차관에게 관련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채 22시30분경 퇴근. '장관 저녁만찬 일정을 알고서 보고하지 않았다', '차관과 통화가 되지 않았다'라고 진술
해경은 9월22일 18시경 안보실·국정원으로부터 이대준 씨의 발견정황을 전달받고도 안보실이 "정보가 보안사항"이라고 하자 발견위치 등 수색에 필요한 추가정보를 더이상 확인하지 않은 채 수색구조세력 이동 등 해경 차원의 구조조치 미실시.
9월22일 17시 이전 발견정황 인지, 18시36분경 대통령 서면보고를 내부보고망을 통해 상신하였으나 이후 관계부처의 초동대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대준 씨는 21시40분경 피살된 후 소각.
안보실은 9월22일 22시경 해당 사실을 인지한 후 9월23일 1시 국방부‧통일부‧국정원 등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 개최.
(2) 관련 사실의 은폐
안보실은 9월23일 1시 관계장관회의에서 군 첩보를 관계부처와 공유‧논의하면서 아침까지 추가 첩보를 확인한 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하고 회의참석기관에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침을 하달. 그러면서 같은 날 대통령에게 보고할 「국가안보일일상황보고서」에는 이대준 씨의 피살‧소각사실 제외.
해경은 9월23일 2시30분경 안보실로부터 피살 정보를 전달받고도 "보안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수색‧구조를 종료하면 그 사유를 설명할 수 없다"며 실종자를 발견하기 전처럼 수색‧구조 유지.
국방부 등은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9월23일 새벽경 장관 지시에 따라 밈스(MIMS·군사정보체계)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60건) 삭제. 밈스 운용을 담당하던 실무자가 퇴근하였음에도 새벽에 다시 사무실로 나오게 하여 삭제.
게다가 9월23일 13시30분경 문자메시지(기자단 배포)와 16시35분경 대북전통문에도 피살 사실은 제외하고 실종상태인 것처럼 기재. 전통문에는 ①우리 국민이 실종되었다는 사실 ②북한 해역으로 표류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 ③북한 해역에서 실종자가 발견되면 우리 측에 알려달라는 내용이 포함.
국정원 역시 9월23일 새벽경 첩보보고서 등 총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하였음. 이에 대해 국정원은 자체 조사를 거쳐 현재 前 원장을 고발한 상태임.
통일부는 9월24일 14시경 장관 주재 간부회의에서 '통일부가 이대준 씨 사건을 최초 인지한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논의하면서 국정원으로부터 최초 전달받은 9월22일 18시경이 아닌, 이대준 씨 피살 이후이자 장관이 최초로 인지한 9월23일 1시(관계장관회의)로 하기로 함. 이후 사실과 다른 최초 인지시점으로 국회‧언론 대응자료를 작성‧제출.
2. 월북 여부 및 시신소각 판단 과정
(1) 자진 월북 여부 판단
◇월북을 단정할 수 없는 월북 의사 표명 첩보와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자진 월북’ 속단
국방부는 9월21일 15시25분경 합참으로부터 조류 방향(북→남), 어선 조업시기 등을 이유로 이대준 씨의 월북가능성이 낮다고 보고받았고, 국정원도 9월22일 18시경 "의도적 월북 또는 표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속동향 주시"로 분석하는 등 월북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
9월22일 18시36분경 안보실도 "해상 추락으로 추정되어 수색 중, 북측이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한 첩보 입수"라고 작성한 보고서를 청와대 내부보고망을 통해 대통령에 상신(서면보고). 이후 9월22일 19시40분경 국방부장관에게 이대준 씨의 월북 의사 표명 첩보가 최초 보고되었고, 피살‧소각된 이후 9월23일 1시 개최된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내용을 공유.
안보실은 9월23일 8시30분경 북한군에 의한 이대준 씨의 피살‧소각 사실 등을 대통령께 대면보고하고 10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
월북 의사 표명 첩보가 입수된 이후 국방부(합참)로부터 '이대준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도 소각된 것으로 보인다'는 초도판단을 보고받고는, 해경 수사결과 등 근거가 없는데도 타 승선원과 달리 혼자 구명조끼를 착용하였고 CCTV 사각지대에서 신발을 벗어놓고 실종되었다는 등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다음날인 9월2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초도판단(자진 월북) 내용을 기초로 종합분석 결과를 작성‧보고하도록 국방부에 지시.
前 국방부장관은 '2020년 9월24일 국회(국방위)에서 "대통령께서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북측에도 확인을 하도록 하라. 국민들께 사실 그대로 알려야 된다고 지시하셨다"고 발언. 안보실이 관계장관회의에서 '타 승선원과 달리 혼자 구명조끼 착용', 'CCTV 사각지대에서 신발 발견'된 내용 등 군 첩보 외 다른 월북근거도 알려주었다고 진술
안보실은 9월2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초도판단(자진 월북) 내용을 기초로 종합분석 결과를 작성‧보고하도록 국방부에 지시.
위와 같은 취지로 안보실은 9월23일 15시경 해경에 언론대응 지침을 하달. "선박 CCTV 사각에서 신발 발견, 지방에서(가정불화) 혼자 거주 등 2가지 팩트를 반영한 보도문을 배포하거나 기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식으로 전달하라"는 문자메세지 발송. 해경의 수사 방향과 언론 브리핑 내용에 월북 근거 등 이대준 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담긴 가이드라인 제시.
◇실제 정보내용이 아닌 안보실 방침에 따른 종합분석 및 발표
국방부는 9월23일 10시 관계장관회의에서 나온 안보실의 지시에 따라 종합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결론을 정한 후, 월북 의도가 낮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보는 분석‧검토하지 않고 국방부 등이 확인할 수 없는 '타 승선원과 달리 혼자 구명조끼 착용' 등 4가지 내용을 자진 월북의 근거로 들어 "자진 월북 시도 가능성,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작성.
감사원 보도자료 갈무리/뉴스1
이후 안보실은 9월24일 8시경 관계장관회의(안보실장 주재)에서 '자진 월북 시도의 가능성이 높다'는 국방부 종합분석 결과를 보고받고, 월북 여부에 대한 해경의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국방부로 하여금 위 분석결과를 백브리핑에 포함하여 그대로 언론에 발표하도록 지시.
이에 국방부는 안보실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1시(언론 백브리핑)에 분석내용‧근거를 대외에 발표하고, 국회에서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발언.
◇‘자진 월북’ 결론과 맞지 않는 사실은 분석에서 의도적 제외
국방부는 9월25일 14시경 북측의 대남통지문이 접수된 이후 19시경 개최된 NSC 상임위에서 안보실로부터 월북의사 유무 등 대남통지문과 국방부 발표(9월24일) 간의 차이점을 분석하라는 지시를 받고 정보를 재확인.
이때도 자진 월북이라는 결론에 맞추기 위해 기존과 같이 국방부 등의 자료에 없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포함하는 한편,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여 있음을 알고도 추가 분석 없이 '남한' 구명조끼로 단정지어 분석.
해경은 무궁화 10호와 민간어선에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가 사용되지 않으며 또한 국내 인터넷 상거래 등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판매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10월6일 "(자진) 월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분석결과를 최종 작성(기존 결론과 같다는 사유로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 미보고).
감사원 보도자료 갈무리/뉴스1
안보실은 해경에서 월북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도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등의 「주요쟁점/대응요지」를 작성한 후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 4차례 전달.
월북의사 명확히 표명(9월26일), 첩보를 종합분석한 결과 월북한 것으로 판단(9월27일),해경청 브리핑에 따르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10월6일) 등으로 4차례 하달. 이들 기관이 자진 월북으로 일관되게(one-voice) 대응하도록 방침 제시. 이에 따라 국방부‧통일부 등은 해경의 수사결과가 최종 확정되기 전인 2020년 9월 말부터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국회 등에 답변.
국정원은 9월22일~23일 2차례의 분석에서 월북 의사가 불분명하다고 분석. 9월27일 관계장관회의(대통령 주재) 준비 과정에서도 “자진 월북 판단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 및 근거(이대준 씨가 북한 최초 접촉 시 월북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사실, 국방부의 월북 근거인 구명조끼‧부유물‧슬리퍼 등에 대한 반박 논리 등)를 제시하는 등 기존 분석결과 유지.
그런데도 국방부와 안보실이 24일 관계장관회의(안보실장 주재), 27일 「주요쟁점/대응요지」 등에서 자진 월북으로 판단하는 데 대해 이견 미제시.
(2) 시신 소각 여부 판단
국방부는 9월24일 11시 "북한이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불태우는 등 이해하기 힘든 만행을 저질렀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이후, 소속부대는 "북한군은 부유물이 아니라 시신을 소각한 것으로 판단"(9월26일)하고 합참도 "시신을 소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기재(10월6일)하는 등 북한군이 시신을 소각했다는 분석결과를 2022년 현재까지 유지.
한편 국방부는 9월23일 16시35분경 이대준 씨의 피살‧소각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실종자로 기재한 대북전통문을 발송하였고, 9월25일 북한으로부터 "국가 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을 소각했다"는 대남통지문을 접수. 이틀 후인 9월27일 대통령은 15시경 개최된 관계장관회의(대통령 주재)에서 시신 소각에 대해 국방부가 재분석하여 규명하도록 지시.
안보실 관계자 등 회의 참석자 진술, 관계기관 문건(2022년 7월23일 "주요 현안 참고자료", 국방부) 등에 따르면 대통령은 당시 "9월24일 국방부가 시신 소각과 관련하여 발표한 내용이 너무 단정적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되어 있음.
안보실은 시신 소각에 대해 별도로 분석한 사실이 없음에도 「주요쟁점/대응요지」(9월27일), 'NSC 상임위원회 결과'(10월8일) 등을 통해 국방부 등 관련 기관들로 하여금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최종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입장을 변경하여 대응하도록 방침을 제시.
△9월27일 「주요쟁점 및 대응요지」: "우리 군의 첩보를 종합한 우리 측 판단과 북측 통지문 내용에 차이가 있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봄"
△10월8일 ‘NSC 상임위원회 결과': '사체 소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최종결과 확정 전에는 확인 중에 있다는 입장으로 대응'
국방부는 안보실의 방침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시신이 소각되었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외부로는 시신 소각 여부가 불확실하다거나 소각하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답변하는 등 관련 입장을 변경.
△9월28일 기자간담회: 시신을 소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 관련 첩보를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
△10월7일 국정감사: 시신 소각이 안 되었을 수도 있다
국정원은 9월25일 원장이 대남통지문 내용 검토가 필요하고 "총격으로 사람이 튕겨나갈 수 있으니 부유물 소각인지 검토해보라"고 지시하자, 9월23일 시신 소각으로 분석을 완료한 이후 새로운 증거가 없는데도 '부유물만 소각했을 소지'로 작성된 보고서를 원장에게 보고‧제출.
국정원 직원의 진술 등에 따르면 '9월27일 12시30분경 원장에게 보고하면서 보고서 4부를 제출’, 원장이 15시 대통령 주재 관계장관회의 참석자 배부 목적으로 지참 추정.
3. 해경 수사 및 결과 발표 과정
해경은 이대준 씨의 자진 월북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실시하면서 3차례의 중간발표를 통해 수사 진행상황 및 결론("자진 월북") 등을 공개. 그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증거 은폐, 실험 결과 왜곡,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생활 공개 등 사실과 다르게 수사결과 발표.
△9월24일 1차 발표: 자진 월북 정황을 언론에 알리라는 안보실의 대응지침이 전달(9월23일)되자 해경은 언론 발표를 실시하여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발표.
△9월29일 2차 발표: 수사팀에서 수사가 진행된 내용이 없어 발표를 거부하거나 발표자가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해경은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2차 중간수사결과를 발표.
해경 관계자는 청장 지시로 2차 중간수사 발표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청장으로부터 '다른 가능성은 말이 안된다. 월북이 맞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
△10월22일 3차 발표: 수사내용 등에 대한 논란 해소를 위한 3차 발표에서는 임의 짜깁기된 심리분석 및 "B형 구명조끼 착용가능성이 높다"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하며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하였다"는 결론을 발표.
감사원 보도자료 갈무리/뉴스1
(1) 사실 확인 없이 월북 근거‧동기로 삼거나 확인된 증거는 은폐
◇미확인 사실관계 활용
해경은 9월24일 1차 중간수사결과 발표 시 자진 월북의 주요 근거로 제시된 '배에 남겨진 슬리퍼'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이대준 씨의 것으로 단정.
해경은 범죄와 직접 관련없는 이대준 씨의 사생활(채무상황)까지 공개(내부규칙 위반)
10월22일 3차 발표(백브리핑)에서도 '꽃게구매 알선행위로 도박자금을 마련'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월북 동기(꽃게구매대금을 도박자금으로 탕진)를 발표.
◇기존증거 은폐
2차 발표 시 해경은 ‘발견 당시 한자가 기재된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점을 확인(9월28일)했는데도 이를 발표내용에 미반영. 해경 관계자는 9월28일 구명조끼에 한자가 기재되었다는 국방부 등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청장이 '나는 안 본걸로 할게'라는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
3차 발표에서도 무궁화10호의 구명조끼(B형) 수량 '이상없음'이 확인되었고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착용하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명조끼(B형)의 착용가능성이 높다"고 발표. 해경은 국내 유통되는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는 이대준 씨가 배에서 이탈할 당시부터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
(2) ‘인위적 노력’을 도출하기 위해 실험·분석결과 왜곡
해경은 월북의 증거를 모아 2차 발표문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국립해양조사원(해경) 등 4개 분석기관의 표류예측 분석 및 실험 결과를 활용하였으나, '점'으로 나타난 결과가 북측 해역으로의 자연표류 가능성을 제시하자, 분석기관에 '점'을 제외한 채 제출하도록 하는 등 왜곡된 분석으로 "인위적 노력이 있었다"는 결론을 도출하여 월북 근거로 발표.
이대준씨 발견지점이 실종지점에서 "북서쪽"인 데 반해 표류예측 결과는 "남서쪽"으로 차이가 나타나, 해경은 이를 '인위적 노력으로 자진 월북했다'는 근거로 활용.
△표류예측 분석 관련 내용: 실종자 확산범위를 나타내는 '점'과 평균이동경로를 나타나는 '선'을 모두 사용하여 표류가능 위치를 예측해야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데, 분석결과 실종자 확산범위를 의미하는 '점' 가운데 일부가 실종위치에서 북서쪽 방향이나 NLL 인근에 위치. 이는 "이대준씨가 자연표류로 북한 해역으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해경은 이를 제외해달라고 요구.
그 외에도 해경은 표류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더미실험, 수영실험 등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분석결과 등을 왜곡, 월북 판단을 강화.
해경은 실제 더미를 투하한 결과와 4개 기관의 표류예측 결과를 비교하는 더미실험을 하면서, 실제 더미의 이동경로‧발견지점 등과 차이를 보인 3개 기관의 결과는 제외하고 1개 기관의 결과만 발표. 이 과정에서 해경은 2020년 11월6일 유족이 "더미표류 실험 시 사용한 4개 기관의 조류예측 분석서(명칭불문)"를 정보공개 청구하자 사실과 다르게 "자료 부존재"로 답변.
해경은 실종지점과 조류 등 환경이 다른 인천 내항에서 1㎞ 수영한 결과를 가지고 '17시간을 천천히 수영하면 33㎞를 갈 수 있다'고 답변.
(3) 사생활 정보 공개
해경은 이대준 씨의 부정적 사생활을 월북의 근거로 활용하고자 범죄심리 전문가에게 이대준 씨에 대한 부정적 정보만을 제공하며 전화로 자문을 요청한 결과 7명 중 2명만 월북가능성을 언급하여 신빙성이 낮은데도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짜깁기하여 "○○이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결론내고, 이를 10월22일 국회 설명자료와 3차 발표문으로 국회와 언론에 발표.
3차 발표 다음 날인 10월23일 해경이 정식감정을 의뢰하자 전문가들은 "사망한 상태에서 감정이 불가능하다"고 자문에 응하지 않음.
Ⅳ. 조치 사항
△안보실 3명 △국방부 7명 △통일부 3명 △국정원 1명 △해경6명 총 20명에 대하여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
yooss@news1.kr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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