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ing Articles

[사설] 대법원, 선관위서 모두 정치 편향 결정한 노정희

Jimie 2022. 3. 7. 16:30

[사설] 대법원, 선관위서 모두 정치 편향 결정한 노정희

조선일보

입력 2022. 03. 07. 03:24 수정 2022. 03. 07. 10:27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두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관위가 이재명 후보의 선거공보물에 허위 사실이 게재됐다는 야당의 이의 제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공보물은 ‘검사 사칭’ 전과와 관련된 이 후보의 소명이다. ‘이 후보가 범죄를 공모했다’는 법원 판결과 달리 이 후보는 공보물에서 ‘방송 PD가 인터뷰하던 중 담당 검사 이름과 사건 중요 사항을 물어 알려줬는데 법정 다툼 끝에 결국 검사 사칭을 도운 것으로 판결됐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공보물이 ‘객관적 내용을 쓴 게 아니라 개인 의견을 쓴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이런 논리라면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서도 “술을 안 마셨는데 음주 단속에 걸렸다”고 해도 된다는 뜻이다.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이재명 공직선거법 재판 당시 대법원 주심을 맡아 2020년 무죄 취지 판결을 주도했다. 이 후보 측 변호사와의 관계 때문에 애당초 주심을 맡아선 안 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무죄 판결을 내린 기소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가 ‘검사 사칭’ 전과에 대해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말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였다. “허위 사실을 주장한 것이라기보다 자신의 입장에서 유죄 판결이 ‘억울하다’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며 최종 면죄부를 줬다. 노 대법관은 선거관리위원장에 임명돼 다시 같은 논리로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것을 우연이라고 할 수 있나.

 

노 위원장은 대법관 임명 때부터 자질 논란이 있었다. 좌파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기 때문에 대법관에 올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주심을 맡은 대법원 판결이 하급심에서 뒤집히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법 조문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재판해 망신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문책을 받지 않았고 ‘대한민국 5부 요인’으로 꼽히는 선관위원장까지 올랐다. 전임이 지금 대장동 일당과 ‘재판 거래’ 의심을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다. 선관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때 노 대법관은 다른 선관위원 후보자 답변을 그대로 베낀 답변서를 제출해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특히 선관위 정책 관련 질문 63건에 대한 답변을 거의 베꼈다고 한다. 오늘의 선거 혼란은 온갖 무리를 하면서 그에게 중책을 맡길 때부터 예상된 일이다. 선거 막바지에 선관위가 내리는 결정을 보니 무리한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