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안될까봐 서둘렀다" 59세 우크라인, 총 들러 귀국한다
입력 2022.02.28 11:37
업데이트 2022.02.28 13:42
지난 26일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 전경. 귀국하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대기줄에 서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수십만 우크라이나인이 피란길에 오른 중에 유럽 전역에선 조국으로 돌아가려는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휴일인 이날 이른 오전에도 폴란드 남동부의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메디카에는 귀국하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날까지 약 2만2000명이 우크라이나로 입국했다. 이들 대부분은 해외로 일하러 떠났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다.
폴란드 공사현장에서 반 년간 일했다는 데니스(28)는 AP에 "군대에 자원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이 있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겉옷 주머니에 파란색과 노란색의 작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꽂고 있었다. 젊은 시절 한때 소련군으로 복무했다는 한 59세 남성은 이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원입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징병 컷오프가 60세라서 빨리 움직이는 게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18~60세 남성을 대상으로 예비군을 소집하고, 이들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러시아 침공 당일 우연히 리투아니아로 휴가를 떠났던 부부도 "전쟁을 피했다는 축복을 따지는 대신 참전하러 귀국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아내 올가는 "나는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고, 그곳에는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으로 보모 등 가족돌봄 관련 노동을 하러 떠났다가 귀국길에 오른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레사(36)는 "나는 엄마니까 아직 고국에 남아있는 아이들과 같이 있어야 한다"며 "무섭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27일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날까지 약 2만2000명이 우크라이나로 입국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들의 지원도 잇따랐다. 동유럽 국가 체코는 군대에 자원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우크라이나 가정 지원에 나섰다. 마리안 주레카 체코 노동사회부 장관은 "남성들이 입대해 소득이 줄어들 가정에 지원금 지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체코에는 20만명의 우크라이나 노동자가 거주 중이다. 또 체코 철도청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를 경유하는 우크라이나행 열차 티켓을 공짜로 판매키로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지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페이스북에 "긴급. 러시아와의 싸움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우크라이나로 향해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병력 확충을 위해 외국인 자원병을 모집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라고 AP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려는 긴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최소 36만8000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와 인근 국가들로 대피했다. 우크라이나에선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에 따르면 27일까지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민간인 35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어린이 116명을 비롯해 168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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