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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청와대서 검찰에 '이재명 잡으라' 오더... 만배형 도움 절실"

Jimie 2022. 2. 19. 04:46

남욱 "청와대서 검찰에 '이재명 잡으라' 오더... 만배형 도움 절실"

  • 오마이뉴스
  • 박소희(sost38@ohmynews.com),선대식(justgoworld@gmail.com)
  • 입력2022.02.18 17:38최종수정2022.02.18 18:35

2014년 여름 김만배-우병우 접촉 정황... "대장동 관계자들, 예전부터 '이재명 짜증난다' 했다"

 

▲ 왼쪽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 유성호/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박근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울 당시 '대장동 개발특혜의혹' 핵심 인물, 김만배씨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접촉한 정황이 확인됐다. 대장동 관계자들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를 사업 추진의 장애물로 봐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 오마이뉴스>는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2014년 6~7월 관련자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을 입수했다. 그런데 2014년 6월 27일 오후 2시 40분, 정 회계사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대화엔 다음 대목이 있었다.

남욱 : 지금 저기 검찰 위에서 청와대에서 오더 떨어졌대요. 이재명이 잡으라고.
정영학 : 헐~
남욱 : 그래갖고 검찰이 지금 난리인가 봐요. 만배형 도움이 절실해요.
정영학 : 아 지금?
남욱 : 예.
정영학 : 잘 알겠습니다.


정씨가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하며 해당 부분에 추가한 메모도 있다.

- 2014. 7. 28(남욱)
김만배 기자가 청와대 하명으로 이재명 선거 관련 내용 조사 진행 상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병우 비서관을 만남.


이 메모는 2014년 7월 28일 오후 6시 18분 통화 내용과 이어진다.

남욱 : 만배형님이 우병우 비서관.
정영학 : 거기가
남욱 : 우병우 민정비서관으로 있잖아요.
정영학 : 민정비서관 거기가 세죠.
남욱 : 예예. 얘기 물어봤더니, 하나는 밖에서 얘기가 나왔고
정영학 : 밖에서?
남욱 : 예예. 건설 쪽에 사람들.
정영학 : 예예
남욱 : 하나는, 내일 중원 내부에서 그 사람 그래서 중원으로 다시 갔는데, 일단은 이게 인제 이렇게 이게 구도를 대충 알고 있어요.


박근혜 청와대-대장동 사업자 공통 목표는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 11일만에 단식농성 중단 ▲ 2016년 6월 17일 오전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1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분당보건소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지팡이를 짚은 이재명 시장이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구급차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성남시장, 11일만에 단식농성 중단 ▲ 2016년 6월 17일 오전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1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분당보건소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 시장이 구급차를 탄 뒤 격려하는 지지자들에게 '화이팅'의 의미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권우성

 

이 대화가 이뤄질 즈음 성남시는 대장동·1공단 결합도시개발구역 지정을 고시, 민관합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2014년 5월 30일). 이재명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관합동 개발 방식에 속도가 붙을 분위기였다. 그런데 화천대유 회사 자체는 2015년에 설립됐지만, 녹취록 대화 당시 김씨와 남 변호사 등은 대장동 사업 공모 준비 중이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두 가지로 곤혹스러웠다. 그는 2014년 6월 29일 페이스북에 "황당소설이 시작되는 듯... 도움을 요청한다"며 "오늘부터 '이재명이 시장후보 매수를 시도했다'며 주요 언론이 호들갑을 시작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 구속 기사를 쓰면서 반론조차 싣지 않은 언론이 많고, 반론을 실어도 매우 부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하나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경기동부연합'과 유착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2010년 통합진보당과 연대한 일을 빌미로 내란 사건과 연관성, 성남시와 경기동부연합의 관계 등을 추궁했다. 보수매체와 논객들도 이 시장을 '종북자치단체장'이라고 공격하던 시절이었다.

남욱 변호사가 얘기한 '청와대 오더', '중원' 이야기는 이러한 당시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와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이 '이재명 견제'에 이해관계가 일치함에 따라 김만배씨와 우병우 비서관의 만남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김만배씨 변호인은 김씨가 2014년 우병우 비서관과 만난 상황에 관한 <오마이뉴스> 문의에 "2014년은 김씨가 취재기자일 때"라며 "취재기자가 취재원을 만나는데 이상할 게 뭐가 있나"라고 답했다. 또 '이재명 수사 관련해서 만난 것 아닌가'란 질문에는 "너무 과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김만배·남욱 접견 노영희 변호사 "'사건에 MSG가 뿌려졌다'라더라"

한편 지난 15일 김씨를 접견한 노영희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은 이재명 후보를 두고 "매우 짜증난다. 막 힘들었다더라"고 전했다. 노 변호사는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씨뿐 아니라 한 달 전 접견한 남욱 변호사도 "'이재명을 만난 적 없다. 연결이 안 됐다'고 했다"며 "김씨는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동규씨와도 싸웠다는데, 어쨌든 유씨를 통해서 이 후보 쪽으로 뭔가 갔을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자기가 그런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성문 변호사(전 화천대유 대표) 역시 이 사건 터지기 전부터 '이재명은 공산주의자인가 봐'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며 "세 명(김만배, 남욱, 이성문) 다 공통으로 '(성남시에서) 너무 많이 가져가려고 한다. 원래 민간에서 개발하면 좋은데 이재명이 공영개발한다고 해서 오히려 (자신들을) 힘들게 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이 사건은 정치적으로 이용당했고, MSG(조미료)가 뿌려졌다'더라"며 "이재명한테 잘 보이려고 뭘 했던 것은 전혀 없다더라"고 덧붙였다.

박소희,선대식 기자
오마이뉴스(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