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2012년 초 서울 서초동 복집에서 자신과 김 씨, 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인 전 경제지 기자 배모 씨 등 3명이 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배 씨가 쇼핑백에 담은 현금 2억 원을 김 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A 보좌관을 통해 B 의원에게 2억 원을 주겠다’며 돈을 가지고 갔고 이후 김 씨로부터 A 보좌관에게 2억 원을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2012년 당시 이들은 대장동 개발을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김 씨를 로비 창구로 영입하고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로비를 펼쳤다.
2010년 취임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장동 개발을 공영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는데, 이렇게 될 경우 2009년부터 시행사를 설립해 토지를 매수하는 등 민영 개발 방식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남 변호사 등에게 막대한 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김 씨가 대학 선배이자 과거 성남시장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던 A 보좌관을 상대로 로비에 나섰을 개연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개발 현황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A 보좌관을 두어 번 만났다”면서도 로비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남 변호사로부터) 생활비 명목으로 8000만 원은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남 변호사의 관련 진술이 나온 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뚜렷한 물증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A 보좌관 등에 대한 대면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A 보좌관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다. 김 씨 전화번호도 모르고, 김 씨는 (나와)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며 “당시 이 시장과 B 의원이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왜 로비를 하겠느냐”고 했다. B 의원도 “김 씨와 배 씨 모두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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