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李씨 폰에 ‘혜경궁 김씨’ 관련 녹취 있다”
- 조선일보
- 이세영 기자
- 입력2022.01.14 03:00
李씨 지인들 “녹음파일에 민감한 내용 들었다 말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최초 제보자 이모(55)씨가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사건’ 관련 의혹이 담긴 녹취 파일을 갖고 있었다고 이씨 주변 인사들이 13일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혜경궁 김씨 사건’을 모두 변호했던 이태형 변호사 등과의 대화가 담긴 6개의 녹취 파일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이씨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보관돼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13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이모(55)씨의 빈소에 조문객이 조문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지호 기자
그중 3개는 이씨가 언론에 공개한 뒤 수원지검에 제출했던 것으로, 이태형 변호사가 이 후보 부부 사건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중견기업 S사의 전환사채 20억원을 받았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이씨는 주장했다.
나머지 3개 미공개 녹취 파일에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함께 활동했던 이민석 변호사는 “(해당 녹취 파일에는) ‘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이 김혜경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에서 불기소로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문제점에 대해 녹취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태형 변호사와 이씨 사이의 대화 녹취”라고 했다. 숨진 이씨의 다른 지인은 본지에 “이씨가 생전에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했으며 그 녹취 파일을 직접 들어본 사람도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정의를 위하여@08__hkkim) 사용자가 2018년 4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의 경쟁자였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2016년 11~12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등에 관한 글을 올려 준용씨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2018년 11월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씨 계정”이라며 김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그런데 수원지검은 한 달 뒤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공유되어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등 김혜경씨의 개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김혜경의 신상 정보와 일치하는 글이 발견되나, 김혜경의 신상과 부합하지 않는 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례적으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박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숨진 이씨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태형 변호사는 김혜경씨를 무혐의 처분했던 수원지검 공안부장 출신이다. 그는 2018년 7월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를 끝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자마자 그 사건을 맡았다. 법조계에선 “이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민석 변호사는 “유족들을 통해 저희가 (미공개) 녹취를 받을 것 같다”며 “유족과 상의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혜경궁 김씨’는 (이재명 대선 후보 아내)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수사 재개를 촉구했다.
☞혜경궁 김씨 사건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정의를 위하여@08__hkkim) 사용자가 2018년 4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의 경쟁자였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2016년 11~12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등에 관한 글을 올려 준용씨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건.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의 주인인지가 쟁점이었다. 경찰은 “김씨 계정이 맞는다”며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수원지검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세영 기자]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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