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비 의혹' 제보자 사망에…野 "무서운 세상, 이재명 사퇴하라"
- 머니투데이
- 박소연기자
- 입력2022.01.12 17:44최종수정2022.01.12 17:59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이재명 "안타깝게 생각 명복 빈다"…민주당 "고인은 '변호사비 대납' 허위주장으로 고발된 자"(종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서초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산업 분야 정책 공약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기했던 이모씨의 사망에 야권은 "간접살인자"라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고인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던 인물임에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며 언론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에 대하여 이재명 후보는 '간접살인'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며, 법적 책임 유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가 전날 밤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이 모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상장사 주식 20억여원을 받았다며 관련 녹취록을 한 시민단체에 제보한 인물이다.
지난달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대장동 사건 검찰 조사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강요당해야 하나. 대통령이 되고 나면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려 하나"라며 "전과 4범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간접 살인'이라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재명 후보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몸통이 누구냐 하는 대장동 핵심 의혹에 더해 검찰의 진실은폐, 윗선의 회유 및 협박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잇따른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특검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이모씨는 전날(11일) 오후 8시40분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이 모텔에 장기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이모씨가 숨진 서울 양천구 모텔에서 경찰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또 죽어나갔다.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며 "우연 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썼다. 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간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분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고 김 처장의 죽음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했다.
논란의 성남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무섭다. (사망한 이씨는) 고 유한기 본부장의 사망 당시 스스로 절대 자살하지 않겠다고 했던 분"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 의원은 "지난 한달 새 이재명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는 세분이 연쇄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있다"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분들이 희생돼야 이 두렵고 잔혹한 행렬을 멈춰 세울 수 있는 것인가. 이재명 후보는 답해 달라"고 요구했다.
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처음 제보했던 이 모씨의 빈소 앞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의 조화가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아수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 분노한다'는 논평에서 "어디가 끝일지 모를 이재명 후보의 진면목은 언제쯤 드러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수사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 무너진 정의와 공정, 바닥까지 추락해버린 이 나라의 품격을 바로 세워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관련된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만 벌써 세 번째"라며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것이 지난해 10월 12일이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이 관련 중요 제보자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만 들려왔다"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와 아주 비슷한 패턴이다. 이재명 후보가 받겠다고 큰소리만 치고 있는 특검은 감감무소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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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 명복 빈다"…민주당 "'변호사비 대납' 허위주장으로 고발된 자…후보와 아무 관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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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서 열린 '이재명 대선 후보·CEO 토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입장은 선대위에서 낸 게 있으니 참고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에 참석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에게 정책건의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 "사법당국은 고인의 사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해 일고의 의혹도 없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경계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고인은 지난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고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씨(고인)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다. 기사 작성 시 이런 점을 유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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