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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소음"

Jimie 2020. 11. 16. 05:22

정성호 "정도껏" 추미애 "동지에게" 김은혜 "이쯤되면 소음"

노컷뉴스 원문 |입력2020.11.15 16:21 |

 

주말에도 SNS '게릴라전'…특수활동비 놓고 설전에 설전

추 장관 "흔들리지 않고 이뤄지는 개혁 어디 있겠느냐?"

국민의힘 "평온해야 할 주말 저녁 입법부와 국민 훈계"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자신에게 "정도껏 하십시오"라고 말한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에게 "우리는 민주당 동지다. 너그러이 받아달라"는 공개 편지를 썼다.

국민의힘은 15일 추 장관의 '동지' 표현이 입법부와 국무위원 관계에서 성립될 수 없다며 사실상 해임을 촉구했다.

◇법무부·대검 특수활동비 시시비비 가리며 설전

발단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의 설전이었다.

이야기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성호 예결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추 장관의 법무부 특수활동비를 지적하자, 추 장관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을 꺼내 들었고 이내 고성이 오갔다.

이에 정성호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이 "다른 것은 말씀하지 말고 질문을 듣고 답변해달라. 정도껏 하세요. 좀"이라고 추 장관을 강하게 제지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추 장관의 답변이 야당 의원들을 자극한다고 판단해 제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이튿날 자신의 SNS에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 마디 했더니 하루 종일 피곤하다. 상식과 합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 위원장은 추 장관을 제지한 것을 두고 여권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하루 동안 욕설과 항의 등 문자 폭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추 장관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 장문의 글 게재

이에 추 장관은 다음 날 SNS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해당 글에서 "한마디 말로 온종일 피곤했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예산 감시 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돼 유감이라는 데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나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며 "인사청문회가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과 정책역량을 검증하기보다 인신공격과 망신주기 때문에 자질을 갖춘 분마저도 쉽사리 국무위원 후보 되는 것부터 망설이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마찬가지로 공개된 회의에서의 질의나 토론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부터 법무부 특활비 논란까지 야당 의원들의 일방적인 공세가 국회 예산결산특위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국무위원을 공격하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항변인 셈이다.

추 장관은 "뭉칫돈을 가져다 쓰는 대검에 가서 (야당 의원들이) 제대로 된 확인과 점검에 대한 질의 대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법무부 국장이 오십만 원씩 나눠 가졌다는데 밝히라고 담당 국장을 세워놓고 11번이나 추궁하고 아니라고 하는데도 언론에 의혹 제보라며 알리고 언론은 받아쓰기하고 다시 이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 가지고 와 장관을 상대로 반복 질의를 하면서 국장은 시인했는데 장관은 부인하니 장관이 위증한다고 단정 짓고 거듭 다그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글 후반부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길의 끝에 이르기까지 서로 의심하지 말고 손 놓지 말자고 제가 당 대표로서 동지들께 정권 출범 초에 드렸던 말씀"이라며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힘 "이런 장관 없었다" "더러운 성질" 맹공

추 장관이 SNS글을 통해 야권을 비판하고 정 의원은 '동지'로 규정하자 국민의힘은 당장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모두가 평온해야 할 주말 저녁, 추미애 장관의 장문의 변명은 입법부와 국민을 훈계하는 궤변"이라며 "이런 장관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추 장관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국민의 혈세를 기준과 원칙없이 사용했음에도 거리낌 없었던 불법행위'라고 했던 언급을 인용해 "추 장관이 극렬히 방어코자 했던 12일 상황 또한 본인에게 돌아온 부메랑에 성찰해야 할 자리였다"고 공세를 높였다.

또 "적반하장 SNS를 본다. 국무위원과 입법부 예결위 수장 관계는 사적 '동지'로 호도할 수도, '당대표' 출신과 후배의원 간의 위계질서로 내리누를 수도 없다"며 "어르는 척하며 가격하는 오만과 고압, 역시 추 장관"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한껏 짜증을 부풀려 야당의원의 질문을 자르고도, 분이 덜 풀렸는지 며칠씩 지나 펼쳐놓은 장광설은 국무위원의 격에 맞지도 않고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쯤 되면 소음이다. 잊을만하면 국민과 의회에 회초리를 드는 이런 장관은 없었다. 이런 아노미를 방치하는 대통령도 없었다"고 해임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자신의 SNS에 "추 장관이 동지라고 부르며 정 의원을 소환하길래, 예산 심의에서 야당 의원에게 학생 가르치듯 질문과 상관없이 장광설을 풀었던 걸 사과하는 줄 알았지만 '역시나' 였다"며 "이 정도면 특이한 성격이 아니라 더러운 성질"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사과는 형식일 뿐, 전체 내용은 오히려 국회에서 제지당해 못했던 그 장광설 훈계를 결국은 길게 늘어놓았다. 절대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국무위원으로서 부적격"이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