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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공과 평가의 역풍…이재명, ‘내로남불’ 비판 확산

Jimie 2021. 12. 13. 18:09

전두환 공과 평가의 역풍…이재명, ‘내로남불’ 비판 확산

이재명, 3박 4일 대구·경북 일정 중 3일 `전두환` 언급

"전두환씨, 중범죄자지만 세상 문제를 깨닫게 한 측면 있어"

이상민 "아무리 민주당 후보라도 비판 안할 수 없어"

전문가 "내로남불 강화해 지지율 떨어뜨리는 역효과 만들 것"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행선지로 대구·경북(TK)을 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번 방문 키워드는 `전두환씨의 공과(功過)`였다. 이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의 언급은 보수의 중심인 TK지역의 민심 확보를 겨냥해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수 표심을 얻으려다 오히려 자신의 말을 뒤집어 `자가당착`에 빠져 진보층 지지율 마저 잃을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내 노벨동산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동상을 찾아 헌화 후 고인을 추모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13일 오후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포스텍에 방문해 박태준 명예회장 동상 헌화 및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발언` 논란에 대해 “전씨는 국민을 총칼로 살해한 범죄자”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세상 문제를 깨닫게 한 측면에서 보면 다른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그래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중범죄자다”고 밝혔다. 전씨의 공(功)을 평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이날 과(過)를 더 강조했다.

 

전날 이 후보는 “모든 것이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며 “(전씨가)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삼저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잇따른 전두환 공과 발언은 그간 전씨를 지탄하던 맥락과 상충한다. 지난 10월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호남분들이 많다”고 언급했다가 사과를 한 바 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10월22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서 “우리 국민은 학살자 전씨를 잊지 않았고, 윤 후보가 전씨를 옹호했던 발언도 용서가 안 된다”고 질책했다. 그는 묘역 입구의 ‘전두환 비석’을 여러차례 밟기도 했다.

이 후보의 `말 뒤집기` 행태에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민주당 후보라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장도 못할 정도로 국민의 호된 비판을 받는 인물을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야 어찌 됐든 아무 상관이 없다는 위험한 결과지상주의에 함몰된 것 아닌가”라고 맹비난했다.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며 이념적 초월을 하겠다는 이 후보의 일관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두환 발언`은 오히려 내로남불을 강화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