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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관 “사법 영역에선 편가르기 안돼…정의·공정 세울 수 없어”

Jimie 2021. 3. 24. 19:08

조남관 “사법 영역에선 편가르기 안돼…정의·공정 세울 수 없어”

고도예 기자 , 배석준 기자 입력 2021-03-24 16:48수정 2021-03-24 17:26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4일 “사법 영역에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 편을 나누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이날 오전 대검 간부들과 확대간부회의를 진행하기 앞서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차장은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OO라인, OO 측근 등 갈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 영역에선 편을 갈라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을 하나 되게 만드는 건 정의와 공정의 가치이고, 구체적으로는 법리와 증거”라며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차장은 25일부터는 새로운 지침을 시행해 검찰의 ‘별건 수사’를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과는 별개인 피의자의 또 다른 혐의나, 피의자 가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검사장과 대검 등의 승인을 얻어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검은 “별건 수사 사건은 원칙적으로 다른 (수사팀) 부서, 검사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조 차장은 “실적을 올리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자백, 공모관계를 밝히기 위해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제 그쳐야 한다. 구속 수사는 법 취지에 맞게 도주나 증거 인멸에 해당하는 경우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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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관련해 조 차장은 경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일선과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수처와 검찰, 경찰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가 구성돼 29일 첫 회의가 열린다. 조 차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검찰의 조직문화도 함께 변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부패범죄 척결 등 실적에도 국민 신뢰를 못 얻는 이유는 검찰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데 인색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장은 또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질책 속에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 국민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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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법치 주의, 법의 지배와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사법기관장이

스스로 법조인의 자성과 고뇌와 숙고에서 우러나오는 엄숙한 양심의 소리가

헝클어진 법난의 시세에 크게 공명하는 울림으로 파문을 일으킨다. 

 

"정의와 공정의 가치" 그리고 "법리와 증거" 앞에 검찰은 하나이며 모두 겸손해야 한다는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의 언급은 모처럼 교과서 같고 기본 원칙 같으며 정언명령같은 사못 삼엄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