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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범계,“인사안 안 준 것 실토” "

Jimie 2021. 2. 9. 03:41

박범계 “윤석열에 구두로 전달” 검찰 “인사안 안 준 것 실토”

중앙일보  |입력2021.02.09 00:50 |

 

검사장급 인사 ‘윤 총장 패싱’ 논란

박 “이성윤, 현안 수사 위해 유임”

검찰 내 “그들이 뭉갤 수사만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패싱’ 논란을 일으킨 7일 검사장급 인사 기습 발표와 관련해 “총장을 직접 만났을 때 구두로 명확하게 말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이에 “구체적 인사안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을 직접 실토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 총장 패싱 논란을 둔 2라운드 공방이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출근길에 “총장은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만 이해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검찰국장을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 비서실장격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심재철 검찰국장(서울남부지검장 발령)에 대한 경질 요구를 수용해줬다는 뜻이다. 하지만 신임 검찰국장으로 발령 난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추미애 전 장관이 지난해 1월 검사장 승진과 함께 대검 기조부장에 앉힌 추 라인 검사로 꼽힌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처음 대면했다. 회동을 마치고 김 처장이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 장관은 첫 인사 조치로 심재철 국장과 이정수 지검장 자리를 맞바꾼 것 외에 공석인 대검 기조부장에 조종태 춘천지검장을 임명했다. 춘천지검장엔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이동시켰다. 윤 총장이 교체를 요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이종근 형사부장, 이정현 공공형사수사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등은 유임됐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처음 대면했다. 회동을 마치고 윤 총장이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지난 5일 윤 총장과 대면 협의에서 구두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과 심재철 검찰국장 교체, 이두봉 대전지검장 유임 등 세 가지 인사 방향만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사 방향을 이야기한 것을 구체적 인사안을 통보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이날 “이성윤 지검장은 현안 수사를 계속해야 해서 유임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간부는 “중앙지검에는 채널A 사건,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등 윤 총장을 공격하거나 그들이 뭉개야 하는 수사만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향후 차장·부장검사급 인사에서 이 지검장 지시에 순응하는 인사들을 내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전후로 예상되는 차장·부장검사급 인사도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 장관이 이날 윤 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7월 이후 하반기에 대폭 인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에선 사표를 낸 김욱준 1차장검사와 ‘한동훈 무혐의’ 결론으로 이성윤 지검장과 대립각을 세운 변필건 형사1부장의 교체가 거론된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