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친일 공세’에... 與 “죽창가 시즌2, 이심김심 아니냐”
국민의힘은 9일 한·미·일 연합 훈련을 ‘친일 행위’로 몰고 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이 핵, 탄도미사일 능력을 빠르게 증강하고 있는데도 해묵은 ‘친일 프레임’을 걸려는 시도로 보고 “죽창가 시즌2″ “반미 투쟁 전주곡”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의 ‘친일 국방’ 발언에 대해 “죽창가의 변주곡이자 반미 투쟁으로 가는 전주곡”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의 핵 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훈련을 미국, 일본이랑 하지 중국, 러시아랑 하느냐”며 “한·미·일 안보 협력의 약한 고리인 일본을 먼저 치고 한미 동맹을 파탄 내겠다는 속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연합 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10월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의 필리핀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한·미·일 연합 훈련을 (이재명 대표처럼) ‘극단적 친일 행위’로 치부하는 건 안보 자해 행태이자 자폭성 궤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심김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김정은의 마음)”이란 표현도 썼다. 나경원 전 의원은 “한·미·일 군사 협력을 불편해하는 북한과 똑같은 시각”이라며 “친북(親北)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병역 미필의 초선 의원(이 대표)이 첫 상임위를 국방위로 택했으면 제발 국가 안보에 대해 공부 좀 하라”고 했다.
양금희 당 수석 대변인은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국방에 대해서도 반일 감정을 자극해 ‘죽창가’를 선동하는 이 대표 발언에 공감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 발언은 자신의 ‘불법 리스크’를 감추기 위한 정치적 물타기”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낸 신원식 의원은 “한일 해상 훈련을 승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친일 대통령으로 매도한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9월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전투함이 인천항에 들어온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장동혁 원내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연평해전 다음 날 장병 빈소 대신 아키히토 일왕 내외, 일본 총리와 함께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했다”며 “이 대표 말대로라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친일 행위의 대명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친일 공세’를 이어갔다. 김의겸 대변인은 9일 “꼭 욱일기를 내건 일본 자위대 함정을 독도 인근까지 불러올 필요가 있었느냐”며 “강릉 낙탄 사고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다”고 했다. 서용주 부대변인도 8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는 일본 총리를 쫓아가 만남을 요청하는 굴욕 외교도 부족해 독도 근해에 자위대를 불러들였다”고 했다. 이어 “일본 자위대는 이번 훈련에서 욱일기를 게양하고 나타났다”며 “그런 일본 함대를 보고도 일본 편만 드는 모습에서 어느 나라 정당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민주당은 ‘독도 근해에 자위대’라고 했지만 실제 이번 한·미·일 대잠 훈련은 독도보다 일본에 더 가까운 공해상에서 이뤄졌다.
민주당 일각에선 친일 공세가 되레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친일 몰이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합리적 선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괜한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죽창가’ ‘이순신 12척’ ‘선거는 한일전’ 등을 언급하며 정치적 위기 때마다 ‘친일 몰이’를 이용해왔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와 국정감사 등에서 한·미·일 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 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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