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논객' 김동길 교수 별세…"장례하지 마라, 시신은 기증"
- TV조선
- 장동욱 기자(eastwook@chosun.com)
- 입력2022.10.05 21:36최종수정2022.10.05 22:20
https://www.youtube.com/watch?v=49XzBU96hbE
[앵커]
나비넥타이를 하고, 특유의 화법으로 정치권에 쓴소리를 가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김 교수는 생전 "장례식은 생략하고, 시신은 의대에 기증해달라"고 당부했는데요. 김 교수의 삶을 장동욱 기자가 되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김동길 교수는 1946년 남한으로 내려왔습니다.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딴 뒤 모교 연세대에서 사학과 교수로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유신정권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며 해직과 복직을 반복했습니다.
1974년엔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됐습니다.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 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나비넥타이와 콧수염과 함께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도 남긴 김 교수. 직설 화법으로 대중을 웃고 울리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동길 / 연세대 명예교수 (2013년)
"이런 인간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 그것이 아주 매우 불쾌한 것 아니에요?"
어젯밤 김 교수가 향년 94세로 일기를 마쳤습니다. 올 초 코로나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 독신이었던 김 교수는 2011년 당시 이철 세브란스병원 의료원장에게 "내가 죽으면 장례식과 추모식은 생략하고, 시신은 연세대 의료원에 기증해 의대생 교육에 쓰여지기를 바란다"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장례식을 생략하라는 고인의 뜻을 고려해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지만,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조촐히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을 기리는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정몽준 / 아산재단 이사장
"항상 마음 속으로 많이 존경하고 그런 분인데…"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항상 유머 그리고 따뜻함으로 맞아주시던 분이십니다."
자택까지 모두 기부하고 떠난 김 교수는 부모님을 모신 경기도 양평 가족묘에서 영면에 듭니다.
김동길 / 연세대 명예교수 (2014년)
"새벽에 무슨 글을 쓰다가 어머니 생각이 났다. 80 넘어 90을 바라보는 노인이 눈물을 흘리고 앉았다… 그게 어머니의 아들이다."
TV조선 장동욱입니다.
장동욱 기자(eastwoo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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