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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푸틴, 예비군 30만 징집령…총동원령땐 '완전 전시체제'

Jimie 2022. 9. 21. 19:20

다급한 푸틴, 예비군 30만 징집령…총동원령땐 '완전 전시체제'(종합)

  • 뉴스1
  • 최서윤 기자
  • 입력2022.09.21 17:08최종수정2022.09.21 17:55

우크라에서 수세 몰리자…중간 단계서 전쟁 역량 확대

서방에도 경고…"우리 국민 보호 위해 모든 수단 동원"

 

블라디미르 포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고 있다. 2022. 9. 21.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로써 예비군 소집 권한을 얻은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예비군 30만 명 징집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무기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자금 마련 증액도 명령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2월 24일 강행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지칭, 지원병과 용병 등을 통해 병력을 조달해왔다. 부분적으로나마 동원령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건, 현재가 전시상황임을 자인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작전(전쟁) 수행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로이터·워싱턴포스트 및 러 관영 타스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목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해방'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신(新)나치의 요크' 하에 놓이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요크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 소도시 노브호로스케 이름을 '뉴욕(뉴 요크)'으로 개명 추진한 데서 착안, 우크라이나 정부의 친(親)서방 행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는 이 사람들을 포기할 도덕적 권리가 없다"며 돈바스 등 점령지에서 계획 중인 주민투표는 "우리가 이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의회 하원 격인 국가두마는 전날 '총동원령', '계엄령', '전시상황', '투항 시 최대 징역 10년형' 등의 내용을 추가한 헌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이날 상원 격인 연방평의회에 상정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최악의 경우 계엄령을 선포, 그간 군사작전으로 의미를 축소해온 우크라이나 침공을 완전한 전쟁으로 간주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런데 부분 동원령이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 군사작전과 선전포고 사이에서 멈춘 것이다.

이 같은 부분 동원령은 예비군 징집 및 러시아 기업과 시민의 더 많은 전쟁 기여 요구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무기 생산 확대를 위한 자금 증액을 지시하고, 돈바스에서 싸울 자원병에 법적 지위를 부여할 것도 정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 러 점령지에서 반격을 개시, 하르키우 이지움 등 러군 전략지를 탈환하는 등 성과를 올리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주목된다.

아울러 전날 우크라이나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러군 점령지 관할 당국 측은 이들 4곳 주민에게 러시아 합병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만약 이들 지역이 러시아에 합병되면 이후 러군은 점령지 탈환을 위한 우크라군의 공격을 자국 영토 침공으로 간주,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에서 병사들이 장갑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방에 경고…"핵협박 계속하면 모든 수단 동원"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서방을 향해서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에서 모든 한계를 넘어섰다"며 "러시아에 대한 핵 협박을 계속하면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평화를 원치 않으며, 러시아를 파괴하길 원한다"며 "서방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포의 먹잇감으로 바꾸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에 경고한다. 러시아는 대응할 무기가 많다"며 "러시아는 자국민을 지킬 모든 자원을 사용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2019년 7월19일(현지시간)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이 백해의 러시아군 유도미사일 호위함에서 발사되고 있다. 2019.07.1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러 국방, '전장은 우크라·상대는 서방' 규정…예비군 30만명 소집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 연설 직후 예비군 30만명 징집 계획을 발표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의 병력 손실은 5937명"이라며 "부분 동원령은 사전 군사 경험이 있는 자들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우크라전에 무경력 전투원들이 투입됐다는 서방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좀 더 정성적인 보강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분 동원령 관련해 쇼이구 장관은 "우리는 2500만 명의 엄청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예비군 30만 명 소집은 전체 자원의 1%에 불과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징집병이나 학생으로 복무한 사람들은 소집되지 않는다"며 "징집되는 예비군 병력은 배치 전 군사훈련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에 경고한 것 관련, 아예 전장을 우크라이나, 상대를 서방으로 규정한 발언도 했다.

쇼이구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서방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거의 모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위성 네트워크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를 향해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

그는 "우리는 서방 무기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키이우 내 서방 지휘관들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전쟁연구소(ISW)가 시각화 한 2022년 9월 20일자 우크라이나 전황. 파란색 표시 부분이 우크라이나가 탈환을 주장한 지역.

 

◇우크라 "전세 불리에 예견된 결정", 英·獨 "우려스러워"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전황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반영, 예견된 결정이라고 평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로이터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번 발언은 "절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호소이자, 그들의 실패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전쟁은 분명히 러시아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지 않고 있고, 이에 푸틴은 사람들을 동원하고 권리를 심각하게 제약하기 위해 극도로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혹평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향해 높은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낸 데 대해서는 "이유 없는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서방에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은 우려를 표했다. 질리언 키건 영국 외무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우려스러운 긴장 고조"라며 "그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키건 장관은 BBC 인터뷰에서는 "오싹하다"며 "심각한 위협이지만 이전에도 있었던 위협이긴 하다"고 했다.

신나치의 요크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분명히 푸틴의 거짓말에 더 가깝고 역사를 다시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추가로 격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러시아의 또 다른 나쁘고 잘못된 조치"라며 "어떻게 대응할지 정치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키이우 인근 이르핀의 참상을 보고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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