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양두구육" 응수에…전여옥 "왕소름" 11년전 떠올렸다
입력 2022.07.28 08:04
업데이트 2022.07.28 13:27
중앙일보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문자 논란에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하며 응수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소름 돋는다”면서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 “이준석이 ‘양두구육’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1년 이 전 대표가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새누리당에 정치 입문한 무렵 그를 만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전 의원은 이 시기 이 대표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게 됐는데, 당시 방송 진행자가 이 대표에게 “전여옥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배신자죠”라고 답변했다고 전 전 의원은 전했다.
전 전 의원은 “홍패를 든 박위병 같았지만 ‘27살 젊다는 게 뭐냐, 눈치 안 보고 이야기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고 한다.
전여옥 전 의원. [중앙DB]
그는 “그런데 방송이 끝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준석이 헐레벌떡 저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한테만 하던 90도 폴더인사를 하지 뭐냐”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전 의원의 손을 부여잡고 “의원님, 반가웠습니다. 저 밥 좀 한번 사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전 전 의원은 “순간 가벼운 현기증이 왔다. ‘와, 진짜 소름 끼치는 애구나’라고 생각했다. ‘무서운 애어른’이었다”며 “5·6선 넘는 산전수전 다 겪은 70(세) 넘은 정치인도 웬만해선 안 하는 짓을 27살 어른애가 제 눈앞에서 하니 진짜 공포스럽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청년 호소인’, 자타공인 ‘내부 총질러’가 양두구육을 이야기한다. 역시 왕 소름 돋는다”며 “이준석이야말로 ‘양두구육’ 원조남”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적 평가'가 담긴 문자메시지(사진 왼쪽) 노출로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중앙DB·권성동 직무대행 페이스북 캡처]
전 전 의원은 “11년 전 제 앞에서 하던 짓을 똑똑히 기억하는데 ‘나는야 순박한 울릉도남’하며 모든 것이 솔직해서 좋다고 한다”며 “그대 인생에서 양두구육 아닌 적 있었는지 이야기 좀 해보시지”라고 비꼬았다.
그는 아울러 과거 이 대표 발언들을 나열하면서 “윤 대통령 인내심 참 대단하다. 외부 총질이라곤 한 번도 한 적 없는 ‘내부 총질러’ 그냥 무시해도 된다. ‘윤석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난다’더니 겨우 울릉도로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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