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상 고맙습니다” 장례식장 앞 500m 행렬 수천명이 외쳤다
미국은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옐런 재무장관도 파견
미국은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옐런 재무장관도 파견
12일 오후 2시30분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사찰 조조지(増上寺) 앞.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피격당해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관을 실은 장의차가 경적을 길게 울리며 출발했다. 사찰 앞 인도 500m가량을 가득 메운 시민 수천 명이 “아베상,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흰 국화와 대만기를 든 재일 대만인 30여 명도 눈에 띄었다. 도쿄에 거주하는 50대 대만인 여성은 “아베상은 대만 평화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여준 세계의 몇 안 되는 정치인”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12일 조조지 사찰을 떠나는 운구 차량에 타고 있다. 아베 전 총리의 위패를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이날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졌지만, 외국 주요 인사들이 이곳을 찾아 ‘조문 외교’가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대만의 라이칭더 부총통은 전날 도쿄에 도착, 아베 전 총리 자택과 조조지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이날 열린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라이 부총통은 11일 “대만과 일본 관계에서 아베 전 총리의 노력에 감사하며 양국 관계 심화를 우리의 사명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라이 부총통은 1972년 일본이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한 이후 일본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 “라이 부총통이 장례식 참석을 위해 개인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과 대만 관계는 비정부 간 실무 관계로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대만은 차이잉원 총통이 11일 대만 현지에 차려진 아베 전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관청과 공립학교에 조기를 게양하며 애도의 뜻을 일본에 전하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11일 일본 도쿄의 아베 신조 전 총리 자택을 찾은 모습. 라이 부총통은 12일 가족장으로 치러진 아베 전 총리 장례식에도 참석했다./대만 중앙통신사 캡처미국은 국무장관에 이어 재무장관까지 보내 조문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1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미·일 재무장관 회담을 위해 이날 일본에 온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함께 조조지를 찾아 조문했다. 하야시 일본 외무상은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259개 국가와 지역에서 1700여 건의 조의 메시지가 쇄도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외교에 남긴 큰 발자취를 새삼 느낀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관청에 조기를 게양하는 한편,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최고위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전후 일본 총리 중 이 훈장을 받은 사람은 요시다 시게루, 사토 에이사쿠, 나카소네 야스히로 등 3명뿐이다.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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