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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성남시의 수상한 40억 원 거래

Jimie 2022. 2. 5. 17:39

[사설]네이버와 성남시의 수상한 40억 원 거래

입력 2017-10-21 00:00업데이트 2017-10-21 00:00
 
포털기업 네이버가 저소득층 빚 탕감 운동을 벌이는 사단법인 ‘희망살림’에 법인회비 명목으로 낸 40억 원 중 39억 원이 경기 성남시의 프로축구단 성남FC에 쓰였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희망살림이 원래 목적인 저소득층 부실채권 매입에는 1억4000만 원만 썼다”며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구단주인 성남FC 유니폼의 로고 광고비로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가 지역축구단인 성남FC를 직접 후원했다면 문제 삼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단법인이 중간에서 창구 역할을 하는 일은 보기 드물다. 이재명 시장은 2015년 5월 네이버 희망살림 등과 ‘빚 탕감 프로젝트 협약식’을 갖고 관련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고 하지만 당초 사업 취지보다는 홍보에 대부분 돈을 쓴 본말전도(本末顚倒)식 예산 집행이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축구팀을 유니세프가 후원한 것을 본뜬 것”이라는 성남시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2006년부터 유니폼에 유니세프 로고를 단 FC바르셀로나는 그 대가로 유니세프에서 돈을 받은 게 아니라 해마다 150만 유로(약 20억 원)를 유니세프에 후원금으로 주고 있다.


네이버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0억 원씩 4차례 총 40억 원을 희망살림 계좌로 입금했다. 마지막 입금이 지난해 9월로 성남시가 지하 7층, 지상 8층짜리 네이버 제2사옥의 건축허가를 내준 때다.

 
성남시의회는 실적 부진과 구단 운영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내년도 성남FC 운영비를 30억 원 삭감했다. 지자체와 기업, 시민단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성남FC 지원 과정에 정경유착이나 법 위반 문제는 없는지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성남FC 후원금 10억' 네이버→희망살림→성남시로 우회 송금… 1달 뒤 '제2사옥' 허가

네이버, 희망살림에 40억 기부… 희망살림, 그중 10억 성남시에 보냈는데

협약서 내용과 다른 지출… 당초 협약서엔 성남FC에 후원하기로 한 돈

2016년 9월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건축 허가… 한달 뒤 희망살림→성남시 10억 송금

 

이지성 기자 

입력 2022-02-05 14:22 | 수정 2022-02-05 15: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네이버에 제2사옥 건축을 허가한 직후,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을 기부받은 시민단체 '희망살림'이 그중 10억원을 성남시로 지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민단체 '희망살림', 네이버·성남FC와 협약
5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지난 2015~2016년 동안 10억원씩 4차례에 걸쳐 총 40억원을 기부했다. 희망살림은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단체다. 제 전 의원은 2017년 이 후보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으며, 지금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다.
 
희망살림은 2015년 네이버, 성남FC와 '빚 탕감 프로젝트'라는 협약을 맺었다. 이 후보가 2014년 7월 성남시장에 재선된 후 본격 추진했다.
 
당시 작성된 협약서에서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하고, 그중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나머지 1억원은 희망살림에서 프로젝트 홍보 등 자체적으로 필요한 비용에 쓰기로 했다.
 
희망살림, 성남시에 10억원 지급
하지만 희망살림이 국세청에 제출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희망살림은 △2015년 6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000만원 △2015년 10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000만원 △2016년 8월 '성남FC' 10억원 등 세차례에 걸쳐 29억원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울러 네이버가 기부한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은 두 차례에 걸쳐 성남시로 흘러갔다. 협약서 내용과 다른 지출인 셈이다.
 
노컷뉴스는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10억원을 마지막으로 입금한 2016년 9월은 성남시가 지하 7층, 지상 8층짜리 네이버 제2사옥의 건축 허가를 내준 때"라며 "그리고 곧장 다음 달인 2016년 10월, 성남FC로 가야할 10억원이 허가권자인 성남시로 들어갔다. 장부상이기는 하지만 자금 흐름 흔적만으로도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희망살림 측 "성남시에 직접 지급된 돈 없어"
희망살림 측은 노컷뉴스에 "네이버 후원금 40억원 중에서 1억원은 희망살림이 빚 탕감 운동에 사용했고, 나머지 39억원은 성남FC에 이체했다. 성남시에 직접 지급된 돈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도 "(성남FC 후원금은) 통장으로 송금했는데 장기간 지난 일이라 통장도 없고 과거 은행 전산 내역도 조회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이나 2017년쯤 분당경찰서에서도 거래 내역을 조사한 걸로 안다"며 "그때 제출한 자료를 찾아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팀도 네이버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39억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팀은 이 후보와 그 가족을 포함한 FIU 금융자료를 대검찰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오수 검찰총장은 경찰과의 중복 수사 등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반려했고, 박은정 성남지청장도 수개월간 사건을 검토하며 사실상 뭉갰다고 전해졌다.
 
수사를 담당했던 박하영 차장검사는 지난달 25일 "더 근무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지성 기자 jslee075@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