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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후원했다더니..'성남시'로 입금된 네이버 10억

Jimie 2022. 2. 5. 16:42

[단독]'성남FC' 후원했다더니..'성남시'로 입금된 네이버 10억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입력 2022. 02. 05. 06:03

 

네이버, 성남시에 10억 송금 정황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을 기부받은 시민단체 '희망살림'이 <성남FC에 39억원을 후원한다>는 당초 협약과 달리 그중 10억원을 성남시에 지급한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희망살림이 직접 신고한 국세청 자료에 드러난 내용인데요. 공교롭게도 해당 시기에 네이버는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건축을 허가받았습니다. 희망살림을 거친 '우회 후원'이자 대가성 자금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선 후보. 박종민 기자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을 기부받은 시민단체 '희망살림'이 그중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했다는 당초 해명과 달리 10억원을 성남시로 지급한 내역이 확인됐다. 시기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가 네이버에 제2사옥 건축을 허가한 직후였다. 성남지청 검사들이 이같은 희망살림과 성남시 사이 돈 흐름을 포착하자 상부에서 수사 확대를 미리 가로막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지난 2015~2016년 동안 10억원씩 4차례에 걸쳐 총 40억원을 기부했다. 희망살림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이 운영한 단체다. 제 전 의원은 2017년 이재명 후보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다. 지금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한형 기자 

 

희망살림과 네이버, 성남FC는 지난 2015년 이른바 '빚 탕감 프로젝트'라는 협약을 맺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재명 후보가 2014년 7월 성남시장에 재선된 이후 본격 추진했다. 성남시도 협약에 동참하며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작성된 협약서에는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하고, 그중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남FC는 공익캠페인을 유니폼에 노출하고, 네이버는 이미지 제고와 세제 혜택을, 희망살림은 캠페인 홍보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였다. 나머지 1억원은 희망살림에서 프로젝트 홍보 등 자체적으로 필요한 비용에 쓰기로 했다.

 

시민단체 '희망살림'의 2015~2016년 국세청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 자료. 네이버로부터 받은 기부금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이 2016년 10월 5억원씩 2차례에 걸쳐 성남시로 지급된 내역이 나온다. 국세청 자료 편집 

 

그러나 희망살림이 국세청에 제출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기부한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성남FC가 아닌 성남시로 흘러갔다. 희망살림은 △2015년 6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천만원 △2015년 10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천만원 △2016년 8월 '성남FC' 10억원 등 세차례에 걸쳐 29억원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6년 10월에는 돌연 두차례에 걸쳐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성남시'에 입금했다. 협약서 내용과 다른 지출이자, "39억원은 성남FC를 후원하는데 사용했다"는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협약 당사자들의 그간 해명과도 어긋난다.

 

희망살림이 네이버의 기부금 10억원을 성남시로 전달한 시기도 공교롭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10억원을 마지막으로 입금한 2016년 9월은 성남시가 지하 7층, 지상 8층짜리 네이버 제2사옥의 건축 허가를 내준 때다. 그리고 곧장 다음달인 2016년 10월, 성남FC로 가야할 10억원이 허가권자인 성남시로 들어갔다. 장부상이기는 하지만 자금 흐름 흔적만으로도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남시청 전경. 성남시 제공

 

 

희망살림 측은 "네이버 후원금 40억원 중에서 1억원은 희망살림이 빚 탕감 운동에 사용했고, 나머지 39억원은 성남FC에 이체했다. 성남시에 직접 지급된 돈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도 "(성남FC 후원금은) 통장으로 송금했는데 장기간 지난 일이라 통장도 없고 과거 은행 전산 내역도 조회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6년이나 2017년쯤 분당경찰서에서도 거래 내역을 조사한 걸로 안다"며 "그때 제출한 자료를 찾아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과도 희망살림을 거친 네이버의 이같은 '우회 후원' 경위에 의문을 품고 조사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수사과를 지휘하던 형사3부 의견에 따라 차장 전결로 대검찰청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의뢰 요청서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김오수 검찰총장은 경찰과의 중복 수사 등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이후 박은정 성남지청장도 수개월간 사건을 검토하며 사실상 뭉갰다고 전해졌다. 박하영 차장검사는 최근 사표를 냈다. 그는 사직 글에서 "더 근무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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