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입력 2019.06.11 00:07
업데이트 2021.05.06 17:39
남정호 논설위원
노르웨이 서해안엔 베르겐이란 그림 같은 도시가 있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새파란 바닷물이 넘실대는, 세계 최고의 절경이라는 송네 피오르의 심장부다. 누구든 이곳에 오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기 마련이다. 바로 여기가 모레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갈 곳이다. 명목은 노르웨이 발주로 대우조선이 건조한 2만6000톤급 군수지원함 ‘모우호’ 승선. 이 나라 최대 군함이라지만 조선 강국 한국으로선 그리 특별하진 않다. 대우조선은 이미 3만7000톤급 군수지원함 4척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한 적이 있다.
노르웨이서도 절경 피오르 방문
순방 때 관광지 방문 잦아 눈길
‘해외 유람’ 오해 없게 신경 써야
어쨌거나 문 대통령 부부는 배에 올라 피오르의 비경을 접할 거다. 이후 이들은 10㎞가량 떨어진 ‘그리그의 집’에 간다. ‘솔베이지의 노래’로 유명한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가 살던 아담한 2층 건물로, 이젠 기념관이 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위해 여기서 음악회를 열어준다. 청와대가 밝힌 노르웨이 방문 목적은 “양국 관계 증진, 한반도 평화, 친환경 경제, 조선·해양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논의”였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이틀뿐인 공식 일정 중 하루를 이 풍광 좋은 베르겐에서 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다. 빈도로는 5년간 49번으로 가장 많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유독 관광지를 자주 찾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김정숙 여사는 딱 한 번 일본 당일 출장을 빼곤 18번의 해외 나들이 때마다 동행했다. 작년 말엔 혼자 인도에 갔다. 이 과정들에서 찾아본 명소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체코 대통령이 없던 때라 왜 갔는지 모를 프라하 방문도 버킷리스트로 설명하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은 개운치가 않았다. 청와대는 “인도 총리가 허왕후 공원 착공식의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했다”며 “2002년 이희호 여사가 혼자 방미한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바로 넉 달 전 문 대통령과 인도에 간 적이 있다. 남편이 일하는 사이, 인도 정부는 그를 세계적 유적인 후마윤 묘지로 안내했다. 당시 김 여사는 “시간이 없어 타지마할의 전신인 이곳에 왔다”며 “다시 오면 타지마할에 꼭 가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인도 대사관은 “한국 측이 김 여사를 대표단 대표로 보낸다고 알려와서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초청 과정도 그렇지만 일정도 별났다. 청와대가 언급했던 이희호 여사 사례와 비교해 보자.
# 2002년 4월 이 여사는 유엔 아동특별총회 대표단 대표로 방미했다.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탔다. 첫날 테네시주로 가 인권상을 받았다. 그리곤 둘째 날부터 유엔 회의에 참석해 넷째 날까지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 그리곤 다섯째 날 귀국했다.
# 지난해 11월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 2호기로 인도에 갔다. 첫날은 밤에 도착해 둘째 날 총리 등을 면담했다. 셋째 날은 허왕후 공원 착공식 및 인도의 최대 축제 ‘디왈리’에 갔다. 그리곤 넷째 날 타지마할 관광 후 귀국했다.
물론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상대국이 초청한 일정도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 현재 북핵 문제는 풀릴 기미가 없다. 경제는 고꾸라지고 무역분쟁 중인 미·중은 서로 자기편을 들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지금 유람할 때냐”는 비판이 안 나오게 노르웨이 일정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옳았다. 그곳에서 머잖은 헝가리에선 지금도 유람선 사고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
남정호 논설위원
◇알려왔습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해외순방 일정은 방문국가와의 협의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oys4**** 2019.06.17 16:10
썁탱가리 부부네. 국민 혈세로 가진 짓을 다 하는구먼.
lone**** 2019.06.14 17:45
남정호.. 괜찮은 기자네. 외교왕따짓으로 국격을 훼손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짓뭉개는 짓이 절정에 이르렀다 하겠다. 무식함+천박함에 쩌는 쩝쩝이-정수기 커플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 날까지 버킷리스트 끼고 관광지나 찾아다니게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국익에 부합할 것이다.
sic0**** 2019.06.13 06:07
칼럼을 보고 청와대가 속아리를 할겁니다. 정곡을 찌른거죠. 헝가리에서 자국민이 죽어서 엄숙하게 지내야할 이때 정수기는 엄숙을 포기하고 관광유람이나 휘젓고 다니고 참 한심한 인간들입니다.
shj1**** 2019.06.12 22:12
하나도 틀린말이 없는데 청와대는 왜? 언론인의 칼럼까지 고치라고? 도데체.... 칼럼과 기사도 구분 못하나..
chun**** 2019.06.12 18:05
'기생충'이란 영화 제목이 자꾸 생각나네!
ysro**** 2019.06.11 23:36
남정호 논설위원! 할말을 해주어 속 시원하다. 북유럽 3국은 가볼만한 세계적 관광지이지. 그런데 대통령이 왜 그곳에 가야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는 것이 문제인이다. 도대체 왜 대통령이 꼭 부부동반해 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외유 내용을 보면 시급한 사안도 아닌데 차관이나 국장이 가도 충분한 것들인데 그것이 관광 아니고 무엇인가? 국가경제는 폭망해가고 기업은 죽을 지경이고 소상공인의 폐업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젊은이는 일자리가 없어 포기한지 오래인데 나라를 헤집어 놓고 국민 혈세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음식 먹으며 돌아다니는 것이 한마디로 관광 놀음 아닌가? 아래 글쓴 분들 몰라도 너무 몰라 참으로 답답하다. 남정호 논설위원의 글은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
oys4**** 2019.06.11 18:15
똥오줌 못가리고 있네 지금 장난치냐? 허벌레아니 사고로 이역만리 물밑에서 떠돌고 있는 영혼들이 춥다고 울어대는데 너희는 지금 관광할 맛이 나냐? 이 금수만도 못한 인간들아
busa**** 2019.06.11 16:45
이제 슬슬 나온다. 이미 소문은 났었지. 정말 개념상실한 대통령과 영부인이다.
scy4**** 2019.06.11 12:30
정말 부끄러운 정수기의 민낯이야 누가 적당한시기에 나라의 실익외교를 위해 대통령갈때 따라 가서 잠시 그 주워를 들러보는 것을 나무라겠나 이건 대놓고 이시국에 외교를 위해가는것인지 아니면 정수기 관광을 위해 가는것인지 우선순위를 알수 없다 북유럽을 지금 왜가느냐 동유럽 헝가리에서 죽은 영혼들이 당신들이 경제 안보 다 망쳐놓고 눌러 다니는 것을 두눈 부릅뜨고 볼것이다
kc23**** 2019.06.11 11:18
이젠 하다하다 별짓거리를 다하고 있구먼. 원래 나랏돈을 제 주머니 돈처럼 써대는대는 일가견이 있다고 하지만 누구 안구정화 시켜주려고 이렇게 세금을 낭비해도 좋다는 말인가? 이러고도 거기에 외교니 무어니 지껄여대며 옹호하고 있는 놈들이야말로 똥물에 튀겨 돼지우리에 던져넣어도 시원찮을 일 아닌가?
doga**** 2019.06.11 09:28
맘 껏 즐기라 하셔요. 국민들은 헝가리 다뉴브강물 속에 있는디. 니 엄마 죽었어도 놀러 가셔요.
suyo**** 2019.06.11 08:26
가막소 가기 전에 온갖 부귀영화 다 누려라!
hana**** 2019.06.11 06:58
임기중 국민혈세로 세계일주 여행 하는게 버킷리스트라는 건 온국민이 이미 다 알고 있ㄷ. 그리고 고액강연료나 눈먼돈으로 치부하고 있는 문재인 패거리들의 꿈이 임기중에 건물주 되는 거라는 것도 온국민이 이미 다 알고 있다.
jung**** 2019.06.11 06:50
뽕도 따고 님도보고는 좋은대 님보기위해 뽕따러 가는척한다면 이런것을 국정농단이라하는것아니면 무엇이 국정농단인고 ?
2336**** 2019.06.11 04:35
문재인씨, 몸이 두개라도 모자라겠다. 밖으로는 말 안듣는 북쪽의 망나니 비위 맞추느라 골몰해야하고 안으로는 대찬 마누라 딴 짓 못하게 나랏돈으로 모시고 유람도 다녀야하고. 참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남을 일들 한다고 고생이 많다. 안쓰럽고 불쌍타!
靑 제기 '정정보도' 소송서 중앙일보가 이긴 이유
김도연 기자 입력 2020. 07. 20. 18:47 댓글 1개
[미디어브리핑] KBS 한동훈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역풍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법원 "문 대통령 부부 순방 비판 중앙 칼럼, 정정보도 대상 아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비판 취지 칼럼을 게재한 중앙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중앙일보는 20일 12면 "법원 '문 대통령 부부 순방 비판, 정정보도 사안 아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처럼 밝혔다.
▲ 중앙일보 20일자 12면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김병철)는 대통령 비서실이 중앙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의견 표명은 정정보도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보도는 중앙일보의 지난해 6월11일자 남정호 논설위원 칼럼("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이다. 남 위원은 이 칼럼에 문 대통령 취임 이후 19번의 출국 가운데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18번 동행했고 인도의 경우 김 여사가 혼자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남 위원은 "김정숙 여사는 딱 한 번 일본 당일 출장을 빼곤 18번의 해외 나들이 때마다 동행했다. 작년 말엔 혼자 인도에 갔다"며 "이 과정들에서 찾아본 명소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라고 지적했다.
▲ 지난해 6월11일자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칼럼.남 위원은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야당의 비아냥을 전하며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상대국이 초청한 일정도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보도 당시 청와대는 이 칼럼에 "외교상 방문지 국가의 요청과 외교 관례를 받아들여 추진한 대통령 순방 일정을 '해외유람'으로 묘사했다. 이는 최초로 국빈 방문을 하게 된 상대국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며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한 뒤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언중위는 직권으로 반론 보도를 결정했지만 중앙일보가 이의를 제기해 다툼은 법정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대상으로 한 보도이기 때문에 대통령 비서실이 소송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봤다. 한겨레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 사건 보도는 모두 문 대통령 부부가 행한 해외 순방의 적정성과 합리성에 관한 것으로, 비서실이나 그 소속 공무원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며 "비서실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행정기관임을 고려하더라도 이 보도와 개별적 연관성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과 관광지 방문의 빈도가 '잦다'고 표현한 부분이나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은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보도 대상자들의 업무를 보좌한다는 이유만으로 넓게 소송 주체를 인정한다면 힘 있고 돈 있는 집단을 이끄는 사람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도 그들에게 비판적이라고 생각하는 언론기관이나 언론인을 상대로 각종 법률적 다툼을 벌임으로써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해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 청와대는 항소했다가 슬며시 소를 취하하였고, 남정호 논설위원은 김정숙 "버킷 리스트 진실" 제하의 책을 발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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