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편드는 영상 만들고 “김건희에게 떡밥 던졌다”
김건희 통화, 어떻게 녹음했나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연합뉴스
MBC가 16일 보도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아내 김건희씨 통화 녹음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가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을 MBC가 편집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 적대적인 방송을 내보내온 서울의 소리 직원 이씨가 의도적으로 김씨에게 접근해 작년 7월부터 6개월에 걸쳐 총 7시간 45분 분량의 통화를 몰래 녹음해 MBC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① 이씨는 어떻게 김씨에게 접근했나
이씨는 작년 7월 6일 처음으로 김씨에게 전화로 연락했다. 김씨 모친인 최모씨가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수감된 지 나흘 후였다. 이씨는 김씨에게 “어머니와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정대택씨에 대한 정보가 많다”고 했다고 한다. 정씨는 김씨 일가와 10년 넘게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인물이다. 이씨는 김씨에게 접근하면서 친여(親與)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의 조언을 받았다. 이씨는 7월 27일 열린공감TV의 정씨 관련 발언을 의도적으로 오보라고 보도한 뒤, 열린공감TV에는 “김건희에게 소위 ‘떡밥’을 주기 위함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열린공감TV는 입장문에서 “그 후 이씨와 김씨는 8월 2일부터 다양한 내용을 주고받으며 서로 ‘누님, 아우’ 하는 호칭을 쓰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했다.
② 이씨는 누구
김씨 측에 따르면 이씨는 자기를 ‘정치 전문가’라는 식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이씨는 김씨 모친이 송사를 벌여온 정대택씨 관련 자료도 김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사건 결정문에서 이씨를 ‘촬영기사’ 등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이씨는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서 현장 촬영을 주로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당시 이씨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 유튜버들과 충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씨가 욕설을 하며 한 유튜버의 멱살을 잡거나 주먹과 발로 폭행하는 장면도 있다.
③ 열린공감TV 거쳐 MBC서 보도
김씨에 대해 ‘쥴리’ 의혹을 제기해온 열린공감TV도 이번 사건에 등장한다. 열린공감TV는 최근 김씨 녹음 파일 논란이 불거지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씨는 열린공감TV에 전화를 먼저 걸어와 김건희와 어떤 내용의 말을 해야 좋을지 조언을 구해왔다”며 “이에 열린공감TV는 적절한 질문 유도 멘트를 알려주었다”고 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고발사주 의혹 등 수사 관련 사안뿐만 아니라 동거설, ‘쥴리’ 의혹 등과 관련한 질문들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그러나 작년 12월 통화 내용을 열린공감TV가 아닌 MBC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씨가 소속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라디오에서 MBC에 녹음 파일을 넘긴 이유에 대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MBC가 ‘채널A 사건’에서 등장했던 ‘제보자X’ 지모씨와 녹음 파일을 공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MBC 장모 기자와 지씨는 채널A 권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나란히 수사를 받고 있다”며 “지씨가 어떻게 장 기자가 김씨 녹음 파일을 방송할 시기와 내용을 미리 알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고 편’ 같은 글들을 올릴 수 있는가”라고 했다. 지씨는 작년 12월 28일 페이스북에 “김건희의 도덕적 약점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던 사람이 이를 무기로 윤석열(또는 캠프)에 ‘딜’을 시도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약속받고, 현재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 중이라고 함. 좀 더 검증, 파악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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