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rts

보슬비 오는 거리

Jimie 2020. 4. 7. 20:37

 

 

보슬비 오는 거리 - 성재희

1965

전우 작사 / 김인배 작곡

 

보슬비 오는 거리

전우 작사, 김인배 작곡, 성재희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상처 난 내 사랑은 눈물 뿐인데
아~아 타버린 연기처럼 자취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 없네...

 

전우 작사, 김인배 작곡, 성재희(成在喜, 1943년생)노래인 이 곡이 발표되자  1960년대 당시 가요계와 일반의 반응은 경이(驚異)적이었다.

여성으로서 그토록 저음(低音)을 어떻게 발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신인여가수 <성재희>의 저음(低音)은 경이(驚異)적인 것이었다.

 

그녀의 저음은 노래의 내용과 분위에 아주  잘 어우러졌었다.

너무 깊이 가라앉은 목소리여서 어떤 땐 그 목소리가 남자인지  여자의 목소리인지 조차도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보슬비 촉촉히 내리는 거리를 걸어가는 여인이 있었다.

  자기의 몸에 젖어드는 보슬비처럼 그 여인은 자신의 추억에 젖어서 걷고 있는 것이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아픈 추억을 되씹으며, 잊어버리려 했지만, 보슬비 오는 날이면 슬픈 사랑의 추억이 되살아나

거리로 뛰쳐나와 하염없는 발길 어디론가 내딛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분위기의 내용을 <가수 성재희>는 보슬비에 젖은 것 같은 목소리로 정감을  한껏 내뿜었다.

그러나, 성재희는 이 노래 딱 하나 히트시키고,

1960년대 최고의 대중잡지 '아리랑'에서 제정한 독수리 대상에서 신인 여가수상을  받고 자취 없이 사라졌다.

 

성재희는 취입할 당시에  처녀가 아니라 가정주부였으며, 

다만 노래를 좋아하였기에 남편에게 딱 한곡만 취입하고 그만둔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취입하게 된 노래가 바로 이  유명한 '보슬비 오는 거리',,,


일본의 보석재벌과 결혼했다는 후문이다. 
성재희가 가수로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믿었던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아무튼, 이 노래의 작사자는 <전우>.

전우는 1960년대 최고의 작사가였다. 배호의 <안녕>,<누가 울어> 정원의<허무한 마음> 박경희의 <저 꽃속에 찬란한 빛이> 같은

노랫말 1,00여곡을 썼으며 , 예비군가 역시 그의 작품이다.

사실 <보슬비 오는 거리에>는 <전우 田友>가 월간잡지 아리랑 가요기자  재직시  노랫말을 쓴 작품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날, 부드럽게 떨어지는 비의 목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전우>는 오롯이 흔들리는 느낌표 하나로 서 있어야만 했다.

그의 가슴에서  입술을 여는 신기로운 순간이었다.

보슬비의 아늑함에 <전우>는 기가 막힌 듯 그저 황홀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젖은 어깨로 <전우>는 노랫말을 써 나갔다.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상처 난 내 사랑은 눈물 뿐인데
아~아 타버린 연기처럼 자취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 없네"...

그 후 작곡가<김인배>가 곡을 붙이고, 그에게 사사한 신인 여가수 <성재희>에게 주어졌고,

이 노래를 발표한 "성재희"는 일약  인기가수 대열에 오른다.

술로 집에서 쫒겨나  아내를 그리며 자신의 처지를 가사로 표현한 작사가 전우(1936~1978)와  아내의 인연은 흥미롭다.

 경기고 서울대 철학과 출신의 전우와 이화여중 수석졸업 이화여고 전학년 우등졸업생인 아내 안문희와  경기-이화미팅에서 만난다

 
작사가 전우 田友(본명 전승우)는 함경도 출신이며 경기중고를 나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1978) 글잘쓰고 머리 좋은 사람이었다.
.

당시 종로 5가의 세종서원(총판서점) 5층에는  아리랑 잡지사 사무실이 있었는데  편집장이던 전우는 얼마나 술을 좋아했던지

편집회의를 술집에서 할 정도였다. 가끔 사장이 편집실에 들리면  술냄새가 진동하고 기자들은  취하여 횡설수설하는 등  가관이었다.

.

전우는  편집실력도 좋았지만  작사에 능했고 머리가 좋아 주변에선 천재라고 불리웠다.

그는 부산에서 올라온 앳된 여가수에게 문주란이란 예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이연실을 발굴했다.

 

그런데 너무 술을 좋아해서 집에서 쫓겨난  <전우>의 삶은  <보슬비 오는 거리>의 노랫말처럼

간경화증(술)병을 얻어 1978년 2월5일 시립동부병원에서 행려병자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만 41세의  젊은 나이에...

 

더 살았더라면  작사 인세비만도 엄청났을텐데 아까운 사람이 일찍 타계하였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1960년대 성재희

 

<성재희>가 1960년대 중반에 발표하여 크게 히트한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는, 

몇년이 지난 1968년 <최경옥>감독이 발표한 영화 <눈물의 여인>의 삽입곡으로 나온다.

극중, 가수지망생 <김지수>가 부르는 형식으로 <성재희>의 목소리로 여러번 흘러 나온다

 

 

2007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1960년대 초 '보슬비 오는 거리에/추억이 젖어들어~'  '보슬비 오는 거리'를 발표하여 잘 알려진

성재희(당시 나이 63세) 씨가 활동을 중단한 지 40여 년만에 음반을 발표했다.

 

지난 1966년 재일교포 김병영 씨와 결혼해 일본으로 건너간 뒤 가정에 충실했던 그는 지난해 4월 남편을 잃었다. 해당 음반에는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슬픔과 그리움을 담은 노래 '천의 바람 되어'를 수록했다. '천의 바람 되어'는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한 영국인 병사가 가족에게 남긴 유명한 영시 '어 사우전드 윈즈(A Thousand Winds)'를 원작으로 노랫말을 붙였다. 곡은 '보슬비 오는 거리'를 작곡한 김인배 씨가 만들었다. 그녀 가족은  2남1녀가 있다.

 

 전우 작사 남국인 작곡 이수미 노래 [여보]

 

엤날의 가수 사진

작사가 전우, 작곡가 김기웅

 

이 노래는 불행한 사생활로 별거중이었던 작사가 전우가  부인 [안문희]에게 바쳐지는 사랑의 비가였다. 

문화촌 쓸쓸한 집에서 그의 아들과 단둘이 지내며 전우를 외면하던 안 문희에게 생활비를 전해주러 갔다가 돌아온 어느날 

[전우]는 취한 가슴으로, 떨리는 손끝으로 [여보]를 썼던 것이다. 

 

하지만 안문희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녀의 차분한 미소도, 윤기있는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이혼을 원했다. 

 

작사가 [전우]의 부인 안문희는 개성이 고향이며, 전우와는 1936년 생 동갑이다. 경기, 이화 사이의 미팅을 계기로 전우와 만난 [안문희]는 공부를 뛰어나게 잘했다. 이화여중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이화여고에서도 전학년 우등을 달린다.특히 하얀 얼굴과 생기 넘치는 이지적인 눈동자가 귀여웠던 여학생이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전우.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고, 3남 3녀 중 장남이다. 경기고 ,서울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연예잡지 아리랑에 입사하여 국내 최초의 가요 기자로 활동했다. 

[저녁한때 목장풍경], [보슬비 오는 거리], [허무한 마음],[밀집모자],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향토 예비군가]등의 작사가이며, 

소공동 은성싸롱에서 노래하던 아마추어 통기타 가수 [이연실]을 발굴 해낸 제작자 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우의 부인 [안문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혼 하기 위해서 전우는 고교시절, 대학시절 엄청난량의 연애편지를 썼다. 그의 작사 대부분 에너지는 그곳에서 비롯됐다. 

아무튼 안문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정신적인 병을 앓기 시작했다. 안문희는 전우를 용서하지 않았다.

 

성재희 - 보슬비 오는 거리 [가요무대 1988.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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