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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호소해도 2차접종" 43세 가장은 두 아이 두고 숨졌다

Jimie 2021. 11. 9. 04:50

"부작용 호소해도 2차접종" 43세 가장은 두 아이 두고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08 22:04

업데이트 2021.11.08 22:30

고석현 기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두 아이를 둔 40대 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이후 숨졌다며, 그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방역당국의 대처를 질타했다.

 

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6일 '43세 두 아이의 아빠가 모더나 2차 접종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77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건설일 하던 남편, 현장출입 탓 백신접종"

사망자의 아내라고 밝힌 글쓴이는 "남편이 건설일을 했는데, 백신을 맞지 않으면 현장 출입이 제한돼 접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1차 접종 후 20일이 지난 뒤부터 가슴과 귀의 심한 통증으로 힘들어해 약을 지어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이 2차 접종을 예약한 병원에 그동안 증상과 약 복용 내역 등을 말했으나,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후유증으로 백신을 맞고 싶지 않았지만, 부작용을 호소해도 2차 접종이 가능하다는 게 현재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편은 평소 잠을 늦게 잤는데, 접종 날에는 아이들과 자려고 방으로 일찍 들어왔고 첫째의 등을 쓸어줬다"며 "다음 날 아침 8시쯤부터 증상이 심해져 괴로워하던 남편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했지만, 심정지가 왔다"고 했다.

 

이어 "젊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 부검을 하도록 했다"며 "억울하게 죽었는데 부검이라,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둘째, 아빠 하늘나라서 돌아오면 놀겠다고…"

또 "큰 아이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30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제가 옆에 있는지 확인을 한다"며 "둘째는 아직 어려서인지 '아빠가 언제 오냐'고 수시로 물어본다. 어젯밤엔 평소에 아빠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보면서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돌아오면 가지고 논다'고 '잘 정리해 달라'는데 가슴이 미어져 아이를 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글쓴이는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진료를 받으라고 하면서 막상 증상이 생겨 내원하면 추가 접종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서를 어디서도 발급해주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추가접종 불가 소견서 아무도 발급 안해줘"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사망자 A씨(43)는 지난 9월 19일 인천시 서구 모 병원에서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2차 접종을 했다. 그는 다음날 오전 7시쯤부터 오한과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으며, 같은 날 오전 9시 30분쯤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평소 고혈압 증세로 관련 약을 먹고 있었으나 다른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A씨의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 관계에 대해 역학조사 중이며 조사가 끝나면 질병관리청에 자료를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