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검찰총장'이 야당 대선후보로…靑 무반응 속 '착잡'

'文정부 검찰총장'이 야당 대선후보로…靑 무반응 속 '착잡'

• 연합뉴스
• 임형섭
• 입력2021.11.05 18:17최종수정2021.11.05 18:25

靑 "'당원 자격'으로 축하한 이재명 때와는 달라"

문대통령, 과거 尹에 "文정부 검찰총장" 언급…면담여부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 2019년 7월 25일 당시의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것에 대해 따로 언급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출 때에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원으로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당원의 자격으로 낸 메시지이며 이번 야당 대선후보 선출 때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 2021.11.5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청와대는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는 있지만 참모들 사이에서는 이날의 결과를 두고 착잡하다는 반응도 물밑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 '적폐청산'을 주도하던 인물이 결별한 뒤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돼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며 반문의 대표주자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기치를 든 모습은 청와대로서도 뒷맛이 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 역시 복잡한 심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윤 후보를 직접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물론,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이어지던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는)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후보가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부정적 인식을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청와대가 윤 후보 선출에 대한 반응을 자제한 배경에는 문 대통령과 윤 후보의 이처럼 복잡한 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2년에는 문 대통령이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 서면 브리핑 형태로 축하 메시지를 낸 바 있다.

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이 치러지면서 청와대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11.5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한편 문 대통령과 윤 후보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청와대에서 만난 지난달 26일 '야당의 경우에도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면담을 할 계획이 있나'라고 묻자 "후보가 선출되고, 후보가 요청하면 검토할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

실제로 윤 후보가 요청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지를 두고도 내부적으로 깊은 고민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윤 후보 측에서 면담을 요청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의 고민을 추론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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