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세월호 아이들에게 '고맙다'니… 그때 文대통령에게 크게 뜨악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8.10 03:36
"조국에 '마음의 빚 졌다' 했을땐 윤리의식이 공직에 맞나 회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문 대통령의 2017년 '양념'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 이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두 번째로 문 대통령이 2017년 3월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은 것〈사진〉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도대체 '고맙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 아직도 나는 그 말의 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한 것을 제시했다. 진 전 교수는 "'그분(문 대통령)의 윤리의식과 판단 능력이 과연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가'라는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며 "그렇다면 대통령은 허수아비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라고 했다.
"'꾸기' 적개심" VS "통 얘기만 나오면"…이원욱·신동근·진중권 '온라인 설전'
머니투데이 입력 2020.08.10 04:39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the300]“‘인간들도 생각 없이 지껄이지 않나’ 왜 지금 허수아비의 일침이 갑자기 떠오르는지.”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중권 교수가) 친구 '꾸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악감정에 휩싸여있다.” -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여튼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부들부들 떤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여당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이원욱·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논쟁은 진 전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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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진중권, 文대통령 어지간히 싫어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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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9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문 대통령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밝히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싫어하나보다 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진 전 교수가 스스로 ‘무지개빛’이라고 밝힌 데 주목했다. 이 의원은 “진 교수는 이도저도 아닌 진영논리를 떠난 색을 무지개색으로 표현한 모양”이라며 “무지개가 단순히 짬뽕색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정한 누군가를 왜 싫어하는지를 밝히기보다 예전의 명징함을 찾아 자신의 색, 무지개색이 뜻하는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라며 “자꾸 독설을 품는다는 것은 무지개다리 건너 거기 있는 ‘희망’, 진 교수도 갖고 싶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 한 대목을 인용하며 진 전 교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허수아비가 말한다. ‘인간들도 생각없이 지껄이지 않나’”라며 “왜 지금 허수아비의 일침이 갑자기 떠오르는지. 혹여 진 교수의 과거의 명징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이래서 통탄하고 애석해하고 있는지, 싶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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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진중권, '꾸기'에 대한 악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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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진 전 교수에 대한 글로 '온라인 설전'의 포문을 열었다. 신 의원은 “올해 들어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세 가지를 들던데 제가 보기엔 한 가지인데 그러면 옹졸하게 보일까봐 앞의 두 가지는 양념으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오로지 친구 '꾸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악감정, 불타는 적개심에 휩싸여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그 꾸기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갖는 것을 확인했으니 똑같이 적의의 대상이 된 것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진중권은 꾸기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렌즈가 끼워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 세상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의 전향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의원은 “김문수, 차명진 전 의원은 모두 30년 전만 해도 내로라하는 노동운동가, 진보주의자였지만 지금은 광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른다”며 “사람 인생 모르는 것이고 한 번 탈선하면 나중에 가닿을 곳은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일 수 있다”고 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이달 7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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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하여튼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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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도 즉각 대응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뜨악할 자유도 없나”며 “질문을 해서 그냥 대답을 해줬을 뿐인데 왜 발끈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신동근 의원과 담소를 나누는데 이원욱 의원은 왜 튀어나오나”라며 “하여튼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부들부들 떤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정작 나를 뜨악하게 만든 세 가지 이유에 대한 언급은 슬쩍 빼놓는다”며 “결국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를 공격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흔히 ‘정곡을 찌른다’고 한다”며 “원래 반박할 수 없는 곳을 제대로 찔렸을 때 아픈 법”이라고 했다.
또 진 전 교수가 문 대통령을 비판하며 언급했던 세 가지 경향이 여권 전반적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열차와 선로가 떨어져 있다면, 열차가 선로에서 ‘탈선’ 했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선로가 열차에서 ‘탈선’했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로남불하며 지그재그 운행하다가 탈선한 것을 왜 선로 탓을 하는지”라고 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이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에 날선 비판을 하게 된 계기로 ‘세월호 (희생자들에) 고맙다’, ‘문자폭탄은 양념’, ‘조국에 마음의 빚’ 등 문 대통령의 3가지 발언을 꼽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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