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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출신 산업부 차관 “대선 주자 받아들일 공약 발굴하라”

Jimie 2021. 9. 8. 07:53

[단독] 靑출신 산업부 차관 “대선 주자 받아들일 공약 발굴하라”

[정권말 줄대기 바쁜 관가]
박진규 차관 “후보 확정전 여러 경로로 넣어야”
일부 부처는 이재명 공약 뒷받침 ‘기본 시리즈’ 이아디어 급구

 

김은중 기자

조재희 기자

입력 2021.09.08 05:00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최근 산업부 일부 직원에게 ‘대선 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는다.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정권 교체기 부처 이익을 대변하려는 시도라는 관측과 함께 차기 정권에 ‘줄 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차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지 대선을 의식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기술혁신 전문대출 및 제2호 기술혁신펀드 출범 업무협약식에서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산업부에선 지난달 31일 1차관 직속인 기획조정실 주관으로 ‘미래 정책 어젠다 회의’(가칭)가 열렸다. 내년도 산업부가 주도권을 갖고 이행할 정책 과제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각 부서에서 취합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박 차관 발언은 ‘1차관님 말씀 및 지시 요지’라는 제목의 글로 요약돼 산업부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일부 부서에 전달됐다.

 

메시지 전문을 보면 박 차관은 “어젠다들이 충실하게 잘 작성되었으나 정치인 입장에서 ‘할 만하네’라고 받아줄 만한 게 잘 안 보인다”고 했다. 또 “대선 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으니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여러 경로로 의견을 사전에 많이 넣어야 한다”고 했다. 경선이 한창인 대선 후보 진영에 ‘의견’을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정치인들이 쓰는 기법처럼 국민·지역·중소기업 등 수요자 입장을 고려해 목표 지향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글에는 “내용이 똑같더라도 제목·메시지를 더 참신하고 와 닿게 준비하라” “일자리 ΟΟΟ개 창출 식으로 숫자가 나올 수 있으면 가장 좋다” “왜 하고 어떻게 하면 되는 건지 일반 국민이 알기 쉽게 메시지를 보완하라”는 구체적인 요령과 함께 샘플 한글 파일도 공유됐다. “공무원한테 왜 정치인 메시지처럼 써내라는지 참 어렵고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작업을 부탁드린다”는 추신도 붙었다.

 

박 차관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현 정부 청와대에서 통상비서관과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을 지냈고, 작년 11월 산업부 차관에 임명됐다. 청와대 재직 시절 경기 과천과 세종에 아파트 2채, 서울 역삼동에 오피스텔 2채 등 총 4채를 보유해 ‘다주택’ 논란을 빚다 물러났지만 4개월 만에 차관으로 영전했다.

 

/그래픽=김성규

 

박 차관은 “국민들이 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이해하기 쉽게 정책을 개발하라는 취지였다”며 “정치권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박 차관은 “인수위에서 국정과제 설정될 때가 가장 중요하다”며 “나중에 설명하면 어려우니 미리 정책을 준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관가에선 “산업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나 지자체도 비슷한 실정”이란 말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대선 캠프의 공약 수립 과정에 부처 이해가 걸린 의제나 정책 과제를 전달하기 위해 여의도를 수시로 드나든다는 말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산업부의 경우 여당 주요 대선 주자들은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말하고, 야당 주자들은 탈원전 정책 철회와 함께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차기 조직 개편에 지대한 관심이 선제 조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산업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의 선봉에 섰던 부서다. 백운규 장관 재임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일부 간부가 구속 기소되는 일도 있었다.

 

일부 부처에선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대세론이 확연해지자 ‘기본 공약 시리즈’를 뒷받침할 아이디어를 급하게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처의 자문을 받는 대학교수는 “최근 정부 관계자들과 한 회의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처럼 지역·기관별로 골고루 예산을 나누어주는 ‘기본 R&D(연구·개발)’를 추진하자는 채근을 들었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있는 한 부처에서는 “대선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짜서 여야 후보별 정책·예산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경제 부처도 실·국장급 간부들이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국회·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만나 정책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선 캠프에 포진한 장·차관 출신 전직 고위 공무원들의 창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 등이 이재명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산하 공기업들도 대선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지방정부는 여야 대선 후보에게 제시할 공약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일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충청권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공약 과제 16개를 만들어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에게 제시했다. 충청북도는 6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했고, 이달 중순 대선 과제를 확정해 각 정당에 발송하기로 했다.

 

이재명 지사가 직접 출마한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도 산하 공기업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선 지난 23일 익명 커뮤니티 앱에 “사장님 지시로 이 지사의 국토균형 발전계획 공약을 여러 부서에서 취합해 만들고 있다. 우리 회사 업무도 아닌데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이헌욱 GH 사장은 참여연대와 민변(民辯) 출신으로 이 지사의 측근이다. 논란이 일자 이 지사와 GH 측은 “그런 일은 전혀 없고 알지 못한다”며 “캠프에 정책팀이 탄탄하게 꾸려져 있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게 정말 국가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공무원에게 필요한 자세인지 자괴감이 든다”는 불만이 나온다. 정부 부처 한 사무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정부에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차기 정권의 눈치를 보는 정반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홍순근2021.09.08 05:24:58

공무원의 정치개입 금지법을 적용하여 해당공무원뿐 아니라 수혜자인 후보도 구속수사 하여야 하는데 검찰은 범계가 지키고 대법은 명수가 버티고 있으니....참 한심한 나라꼴이다

 

서정호2021.09.08 05:54:02

공무원이 선거운동하냐? 선거법위반으로 고발하라. 무법. 불법의 문재인정권이지만 그래도 고발해야한다.

 

형남민2021.09.08 05:05:24

"한 부처에 자문하는 대학 교수는"(?)전문가나 전문 기구에 의견을 물음이 '자문(諮問)'이다. 즉 '전문적인 질문'이다. 교수가 '자문/질문'하지 않고, 부처의 '자문/질문'을 받아 '자문/질문에 응답'한다.즉 '부처에 자문하는 대학 교수'가 아니라 '부처의 자문을 받는 대학교수'

 

유대열2021.09.08 05:59:22

이런 놈들이 바로 망국노 놈들입니다. 문어벙은 이미 레임덕이요 지는 해, 그러니 이재명 망국노나 이낙연에게 눈도장 찍어 차기정권에서 돈되는 자리 하나씩 받아먹으려는 것이지요.

 

김수익2021.09.08 06:12:54

한놈은 도지사직을 가지고 선거운동하고 한놈은 차관 직을 가지고 선거운동하고...잘들해봐라.

 

김기원2021.09.08 06:44:30

무능한 탐관오리들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본보기다!!! 국정운영은 개판으로 망쳐놓은 GSGG들이 권력에 아부하는데 완전히 미쳐있다!!!

 

정종온2021.09.08 06:27:18

개좋은 개차관나리님이네. 거기가 행정 잘 하는 자리이지 정치 선전선동 하는 기관이니? 문재인한테 배웠니, 청와대내 주사파 우동권한테 물들었니?

 

노송근2021.09.08 06:18:17

이젠 노골적으로 관제선거운동 하네. 그냥 4.15에 그랬던대로 표 찍어 넣어라. 대통령 선거는 수백명 국회의원 선거보다 간단하잖아? 용지 1개만 출력하면 되지.

 

이규호2021.09.08 06:47:48

차기정부는 니네가 할거도 아닌데 왜 걱정을 하고 난리냐? 그냥 남은기간 똥싼거나 잘치우고 걸릴거 있거든 정리잘해놔라 수사받기 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