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늘고 수척해진 이재용 서초사옥부터 달려갔다
- 김승한 기자
- 입력 : 2021.08.13 15:24:55 수정 : 2021.08.13 15:47:13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2021.8.13. [이충우 기자]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행선지로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택했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거란 당초 예상을 벗어난 행보다.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이 부회장은 준비된 차량 G80을 타고 곧장 구치소를 빠져나왔다. 이후 1시간 뒤인 11시경 삼성 서초사옥에 대기하고 있던 언론사 사진 기자들에게 이 부회장을 구치소 앞에서 탑승한 G80이 포착됐다.
이 부회장이 해당 차량에 타고 있었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동 시간을 고려했을 때 한남동 자택이나 다른 곳을 들렸다 서초사옥에 왔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서초사옥에 왔는지) 우리도 확인이 안 된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고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자택이 아닌 서초사옥으로 곧장 향한 것은 밀린 업무 현안을 파악하는 등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고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연휴가 이어진 만큼 수일간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혹은 연휴 중 아버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이 회장을 찾아갔었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겪고 있다. TSMC와 인텔이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나가는 와중에 삼성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중국 샤오미가 턱밑까지 쫓아오며 1위 자리를 위협 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단행해야 한다는 경재계 목소리가 높았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5분경 흰 셔츠에 노타이 검은색 정창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온 이 부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19일 맹장 끝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후 오랜 구금으로 체중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가석방 소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며 "국민께 큰 걱정 끼쳐 죄송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책,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걸음을 옮겼다. 이어 정문 한 쪽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에 올라 정문을 나선 지 3분여 만에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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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단체·유튜버 등 수백명 몰려…李부회장, 13㎏ 빠져 수척한 모습
◆ 이재용 207일만에 경영 현장으로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걸어 나왔다. 짧은 소감을 밝힌 뒤 미리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서둘러 구치소를 떠났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자택으로 가지 않고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먼저 방문해 그룹의 주요 현안부터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는 가석방 결정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석방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대거 몰렸다. 이 부회장이 석방되는 순간에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서 함성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졌으나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중대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13일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의령군향우연합회 등 의령군민들이 상경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환영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경상남도 의령군은 이 부회장 조부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위치한 지역이다. [이충우 기자]
207일 만에 출소한 이 부회장은 구치소 생활로 흰머리가 늘고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수감 기간 중 충수염을 앓기도 했던 그는 수감 이전보다 체중이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수감생활 두 달 만인 지난 3월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충수염 수술을 받으면 일주일 정도면 회복되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 충수가 터지며 체내에 이물질이 퍼져 대장 일부를 절제하면서 회복이 늦어졌다. 이 부회장은 당시 입원 연장을 권하는 의료진에게 "폐를 더 끼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수술 27일 만인 4월 15일 퇴원했다.
이 부회장은 수술을 받기 전에도 지속적인 복통으로 서울구치소 내 의료진에게 외부 치료를 권고받았지만 "특혜를 받기 싫다"며 통증을 견딘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 후 7㎏가량 체중이 줄어들었던 이 부회장은 이후 수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체중이 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 부회장 자택 앞은 적막한 가운데 내부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 몇몇 취재진이 자택 내부를 촬영하려 하자 보안업체 직원이 제지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를 여행할 경우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박재영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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