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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팀 ‘살림꾼’도 수산업자 선물 수령 정황···짙어지는 '유착' 의혹

Jimie 2021. 7. 9. 14:07

박영수 특검팀 ‘살림꾼’도 수산업자 선물 수령 정황···짙어지는 '유착' 의혹

경향신문 조문희 기자

입력 : 2021.07.08 06:00 수정 : 2021.07.08 10:24

 

지난 2017년 4월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판에 참석한 특별검사팀 박영수 특검이 휴정 시간에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현직 검사, 경찰관, 언론인, 정치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수산업자 김모씨(43·구속)의 선물 리스트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지원단장인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법조계 인맥 중심에 박 특검이 자리한 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박 특검팀의 수사지원단장 A씨가 김씨의 선물 리스트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 선물 리스트에는 박 특검과 A씨 등 총 28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A씨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기 위해 2016년 꾸려진 박 특검팀의 핵심 인사다. 전 수원지검 사무국장인 그는 검찰 수사관으로 30여년간 일하다가 퇴직한 뒤 특검팀에 합류했다. 특검팀의 ‘살림꾼’이라 불릴 만큼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박 특검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A씨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를 포함해 박 특검 주변인 여러 명이 김씨 사건에 등장한다. 박 특검은 특검팀에서 2번 파견근무를 한 이모 부장검사가 검찰에 복귀해 경북 포항에서 근무하게 되자 해당 지역의 유력가 행세를 한 김씨를 연결해줬다. 박 특검은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지역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부장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해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후 김씨로부터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박 특검팀의 특별수사관 출신인 이모 변호사는 현재 김씨의 100억원대 사기 혐의 재판에 변호인으로 선임돼 있다.

 

박 특검은 김씨의 감방 동료인 언론인 B씨를 통해 김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김씨는 박 특검을 고리로 이 부장검사, A씨, 이 변호사와 관계를 맺었다. 김씨가 ‘가지치기식’으로 구축한 법조계 인맥의 중심에 박 특검이 있는 셈이다.

 

박 특검도 김씨로부터 대게와 과메기 등을 3~4회 선물받았다고 했다. 박 특검이 지난해 말 김씨의 포르쉐 승용차를 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 특검은 지난 3월 이 변호사가 동석한 자리에서 렌트비 2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박 특검이 김씨로부터 받은 선물 액수가 얼마인지, 포르쉐 승용차 대여비 250만원을 김씨에게 정말 지급했는지, 포르쉐 승용차를 대여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돈을 지급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박 특검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 청탁 금지 대상자가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일 초과한 금품을 받을 경우 처벌하게 돼 있다.

 

 

앞서 이 부장검사, 배모 총경,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동훈씨, TV조선 앵커 엄성섭씨 등 4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종합일간지 기자 C씨, 종합편성채널 기자이자 유튜브 채널 기획자인 D씨 등에 대해서도 입건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