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ing Articles

"문 대통령 사랑해서"…사저건설 반대 현수막 무단철거 50대

Jimie 2021. 4. 27. 14:41

"문 대통령 사랑해서"…사저건설 반대 현수막 무단철거 50대

경찰, 50대 용의자 특정 수사 확대
市, 불법 현수막 이유로 모두 떼

  • 최승균 기자
  • 입력 : 2021.04.27 13:44:51 수정 : 2021.04.27 13:47:01

문재인 대통령 퇴임후 거처할 사저 공사가 시작된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일대. 지난 21일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걸었으나 사흘만에 특정인과 양산시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 [사진 제공 =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 사저 건립에 반발해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40여 개 중 절반가량을 야밤에 몰래 철거한 용의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용의자는 "문 대통령을 사랑해서 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현수막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이끌고 있는 양산시가 불법 현수막을 이유로 모두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경찰서는 27일 문 대통령 사저 건립지인 하북면 일대에 주민들이 내건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철거한 혐의(재물손괴)로 주민 A(50대)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하북면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지난 21일 면사무소 인근 등과 국도변에 내건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 43장 중 23장을 무단 철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현수막 23장은 주민들이 내건 당일인 21일 밤 누군가 철거돼 시청 2청사에 두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문 대통령을 사랑해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뗐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하북면이장단협의회장을 진정인 자격으로 먼저 조사한 후 A 씨를 불러 철거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 퇴임후 거처할 사저 공사가 시작된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일대. 지난 21일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걸었으나 사흘만에 특정인과 양산시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 [사진 제공 =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나머지 현수막은 양산시가 불법 게시를 이유로 지난 21일부터 23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현수막 철거는 하북면사무소 소관이지만, 면사무소는 관련 단체들이 현수막을 내걸자 시청에 요청해 철거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은 특정인과 양산시에 의해 게시한 지 사흘만에 모두 철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여전히 분개하고 있다. 지난 23일 김일권 양산시장이 하북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주민들이 모두 불참해 파행을 겪었다.

문재인 대통령 퇴임후 거처할 사저 공사가 시작된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일대. 지난 21일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걸었으나 사흘만에 특정인과 양산시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 [사진 제공 =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하북면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연고도 없는 이곳에 집을 지어 오겠다는데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가 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며 "그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가 사저 반대 현수막을 다니까 난리를 피우고 있다. 앞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 = 최승균 기자]
매일경제 &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