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인권’ 30년 투사, 옥중 노벨평화상
나르게스 모하마디 수상자로 선정
31년 징역형-154차례 채찍질형 고초
“승리는 쉽지 않지만 분명히 온다”
노벨상委 “12월 시상식 참석 허가를”
31년 징역형-154차례 채찍질형 고초
“승리는 쉽지 않지만 분명히 온다”
노벨상委 “12월 시상식 참석 허가를”
이란 내 여성 탄압에 맞서 싸운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운데)가 이슬람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왼쪽)와 함께 2007년 테헤란에서 열린 여성 인권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테헤란=AP 뉴시스
젊은 물리학도였던 모하마디는 1990년대부터 여성 인권 활동가로 투신해 진보 성향의 신문사에서 칼럼니스트 등으로 일했다. 2003년에 이란 비정부기구인 인권수호자센터(DHRC)에 합류해 현재 이 센터 부소장직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무슬림 여성 최초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시민운동가이자 인권 변호사인 시린 에바디(76·여)가 세운 단체다.
구금과 석방을 반복해온 모하마디는 2021년 반국가 선전물 유포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수도 테헤란 소재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1일 이란에서 아르미타 게라반드라는 16세 여성이 히잡 규정 위반으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번지자 모하마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아르미타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옥중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날 모하마디의 가족은 수감 중인 그를 대신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하마디가 자주 하는 말을 인용해 “승리는 쉽지 않지만 분명히 온다”고도 했다.
CNN은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이름은 이란 인권 투쟁과 동의어가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중동 지역 국가에서 여성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을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모하마디의 이번 수상이 테헤란(이란 정부)을 분노케 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란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하는 정부라면 모하마디를 석방하고, 12월에 열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