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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글刀 위협, 의자 투척은 싹 빼고... 과잉진압만 부각한 방송들

Jimie 2023. 6. 2. 17:20

노조 정글刀 위협, 의자 투척은 싹 빼고... 과잉진압만 부각한 방송들

쇠파이프로 경찰 공격하는 모습도 편집
경찰의 진압봉 가격 장면만 보여줘
민주당, 방송 뉴스 링크 걸어 “야만 폭력 진압”

입력 2023.06.02. 16:03업데이트 2023.06.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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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전남 광양제철에서 노조 간부가 다가서는 경찰관을 쇠파이프로 공격하고 있다. 이런 공격이 14차례 이어진 뒤 경찰의 물리력 사용이 시작됐다. 노조원의 공격 장면은 KBS, MBC, JTBC 뉴스 리포트에선 아예 사라지거나 극도로 축소됐다. /경찰 촬영 사진
 

지난달 31일 한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전남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 망루를 세우고, 그 위에 올라 농성을 하다가 경찰관에게 진압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KBS, MBC, JTBC 등 노조 영향력이 센 방송사들은 경찰관이 노조원을 진압봉으로 때리는 장면만 보여주며 “과잉진압”이라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방송사 뉴스에 편승해 “야만 폭력의 시대”라고 정부와 경찰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 뉴스가 보여주지 않은 장면이 많았다. 우선 경찰이 처음 망루의 간부에게 접근할 때는 방패를 소지하지 않고 올라갔다가, 간부가 칼날 길이만 29cm인 정글도(刀)를 경찰 쪽으로 향하며 수차례 위협해 진압을 포기하고 그냥 내려오는 장면이 빠졌다.

 

광양제철소 앞 고공 농성 "과잉 진압 VS 물리적 위협"

https://www.youtube.com/watch?v=XX_hlxONhC4 

 

 
2023년 5월 31일 새벽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들을 정글도로 위협하고 있다./경찰제공

이어진 2차 시도에선 △노조 간부가 철제 의자를 경찰에게 집어던지는 장면 △노조 간부가 양손에 쇠파이프로 하나씩 쥐고 방패 든 경찰관을 때리는 장면 등이 있었지만, 방송사들은 이런 장면을 모두 잘라내거나 누락한 것으로 당시 영상 확인 결과 드러났다.

/페이스북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노동자도 국민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JTBC 뉴스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제목은 <사람 죽이려고 그러네... 곤봉으로 내려치기까지>였고, 경찰이 주저앉아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의 노조원을 플라스틱 진압봉으로 때리는 장면이 간판에 걸렸다. 영상을 재생하면 ‘노조 간부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경찰 타워크레인의 난간만 치는 장면’이 나온 뒤, 곧바로 ‘경찰 진압봉에 폭행당하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MBC, KBS 등 노조의 영향력이 센 다른 방송사들 리포트도 대부분 비슷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고공농성 노동자, 경찰 진압봉에 붉은 피 흘려‥과잉진압 논란>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북한 우주발사체 소식에 이은 사실상의 ‘세컨드 톱뉴스’로 다뤘다.

/MBC

MBC 리포트는 경찰 4명이 노조 간부를 경찰봉으로 때리며 진압하는 모습을 확대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된다. 노조 간부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장면이다. 리포트에 앞선 앵커 멘트 역시 “추락할 위험이 있었는데도 경찰이 진압봉으로 노동자를 계속해서 가격했습니다” “보시기에 불편한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청자에 선입견을 주입하면서 시작한다.

노조 간부가 의자를 집어던지기 직전, 영상을 중단하고 다른 장면을 이어붙인 MBC뉴스 리포트. /MBC
 
2023년 5월 31일 새벽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에게 의자를 던지며 저항하고 있다./경찰제공

리포트를 보면, 노조 간부가 의자를 집어드는 순간, MBC는 영상을 편집해 다른 장면으로 넘겼다. 실제로는 그 직후 간부가 그 의자를 집어들어 경찰을 향해 집어던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를 잘라낸 것이다.

 

MBC는 노조원이 경찰을 향해 쇠 파이프를 휘두르는 모습을 전하면서는 “‘난간’을 쇠파이프로 내리치며 ‘저항’합니다”라고 했다. 그리곤 실제로 난간을 때리는 장면까지만 보여주고 영상을 또 한 차례 끊는다.

 

실제로는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간부가 먼저 쇠파이프를 ‘방패 든 경찰’ 쪽으로 휘두르며 7차례 직접 공격한 것이었지만, 방송 뉴스로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2023년 5월 31일 새벽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에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경찰제공

이어 MBC는, 공격하던 간부의 빈틈을 노려 경찰이 제압에 나서는 장면만 보여주며 이렇게 설명했다.

“1m 길이의 진압봉을 휘두릅니다. 진압봉은 노조 간부를 직접 겨냥합니다”.

 

같은 물리력 행사를 두고 노조 간부에 대해서는 ‘난간을 내리치며‘ ‘저항’이라고, 경찰에 대해서는 ‘휘두른다’ ‘직접 겨냥‘이라고 각각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경찰에게 제압된 뒤 노조 간부가 쓰러지는 장면을 전하면서는 ‘위험’을 강조한다. “7미터 높이 구조물 최상단이고 난간도 없어 추락할 위험이 있지만 경찰은 계속 때립니다. 버티던 노조 간부는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지상에서 지켜보던 노동자들이 강하게 항의하지만 멈추지 않습니다”라고 전한다. 경찰의 폭력성을 부각하려는 듯 “그만해! 그만, 그만!”이라는 노조 관계자의 현장 목소리도 리포트에 담았다.

 

경찰 측 전체 영상을 보면, 경찰관 2명은 소방 측 1명과 함께 진압방패 없이 사다리차에 오른다. 경찰봉만 소지한 상태였다. 사다리차가 7m 망루 높이에 다다르자 노조 간부가 오른손에 든 쇠 파이프를 허공에 가로로 휘젓는다. 그 뒤엔 왼손으로 쇠 파이프 2개를 옮겨쥐고 오른 손에는 날 길이 29cm의 정글도를 들었다. 그러고선 날을 휘두를 듯이 위협하는 자세를 최소 네 차례 보여준다.

 

이후 경찰은 2차 시도에 나선다.

사다리차 2개를 동원해 진압방패를 든 경찰관을 2명씩 태우고 두 방향으로 접근을 시도한다. 그러자 간부는 쇠 파이프를 창던지기 자세로 잡다가 이내 내려놓고, 곧이어 망루에 있던 의자를 들어 한 경찰관을 향해 던진다. 의자는 진압방패를 맞고 아래로 떨어진다. 경찰관들은 계속해서 접근을 시도한다.

 

노조 간부는 그 뒤 양손에 쇠 파이프를 들고 먼저 다가온 사다리차 난간을 네 차례 내려친다. 곧이어 다가온 다른 사다리차 난간도 세 차례 때린다. 그러다 돌연 진압방패를 든 경찰관을 향해 쇠 파이프 공격을 시작한다. 경찰을 향한 쇠 파이프 공격이 7차례 있은 뒤부터 경찰봉으로 제압이 시작된다. 경찰봉으로 노조 간부의 머리와 등 부위를 가격한다.

 

노조 간부는 여기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쇠 파이프를 들고 방패를 내려치거나 찌르기 공격으로 맞서다가 결국엔 무릎을 꿇는다. 경찰은 무릎꿇은 간부를 10차례 더 경찰봉으로 때렸고, 그가 손에서 쇠 파이프를 놓은 뒤에야 다가가 제압하는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 간부가 쇠파이프를 놓은 다음에는 경찰도 더는 공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노총 이지현 대변인은 사건 직후 ‘정글도를 휘둘렀다’는 경찰 설명에 대해 “정글도는 현수막 줄을 끊는 용도로 챙겨둔 것이고 노조 간부는 그 칼을 경찰과 대치 상황에서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또 “사다리차의 접근을 막기 위해 쇠 파이프를 휘둘렀을 뿐 경찰을 때린 사실은 없다”고 했다. 한노총의 이런 해명 역시 경찰 촬영본 영상의 내용과는 배치된다.

노조 간부는 머리를 맞아 출혈이 발생, 순천 성가롤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검거에 투입됐던 형사 가운데 3명은 찰과상, 타박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해당 노조 간부에 대해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명진 기자  편집국 디지털724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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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6:14:58
정정보도 하시오. KBS, MBC JTBC는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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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6:17:40
MBC는 문을 닫게 하는 것이 답이다! 미디어의 생명이 공정인데 아무리 봐도 노동자에게 편향된 방송만 내어 보내는듯하다! 불쌍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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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6:16:11
언론? 공정/ 언론의 정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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