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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사저 앞에선 시위해놓곤 이제와서 '文 보호법 3중벽' 치는 민주당
- 박준규 기자
최초승인 2022.06.08 16:08:25 최종수정 2022.06.09 07:22
15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일대에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모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5.15 (연합뉴스)
8일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을 공개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발언)'를 금지하는 조항이 새로이 담긴 집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미 민주당은 두 차례나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낸 바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법률 발의에 대해 민주당이 다시 한 번 '내로남불'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5월과 6월에 두 차례 집시법을 개정 발의했다. 첫 번째 발의는 정청래 의원이 주도했다. 그 개정안에는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 공관, 외교기관 등 국가 주요 인사들이 머물러 집회나 시위가 금지된 지역에 '전직 대통령 사저'도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번째 발의자는 한병도 의원이었다. 한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 모욕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치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한 악의적인 표현으로 청각을 비롯한 신체나 정신에 장애를 유발할 정도의 소음을 발생시켜 신체적 행위를 주는 행위도 할 수 없다.
세 번째 발의자는 박광온 의원이다. 8일 박 의원이 추가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에 따르면 집회 주관자나 참가자는 특정 대상 혹은 집단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반복적으로 조장하거나 폭력행위를 선동해 국민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수 없다. 또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미디어를 반복적으로 트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러한 개정 법률안 발의에 대해 박 의원 측에서는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한 현행법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더 상세하게 규정했다"고 말했다.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가 2013년 7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이 전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이러한 민주당의 '법률 방호벽' 치기에 대해 남이 당할 땐 가만히 있다가 상황이 뒤바뀌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소위 '내로남불'의 모습을 또다시 보여준다는 비판이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시민단체가 벌였던 집회에 대해 민주당은 침묵했거니와 시위에 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2013년 2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전대통령의 사저 앞에선 집회가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그 해 7월의 '4대강 복원 범국민 대책위'의 4대강 사업 관련 집회, 2015년 2월에는 '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 집회가 있었다. 2017년 12월의 집회에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2018년 1윌 집회에는 민병두 전 의원이 각각 등장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외치기도 했다.
이 당시 민주당 인사들이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벌이는 시위의 자제를 외치기는커녕 오히려 적극 참여했던 사실로 볼 때 과연 문 전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행태가 옳냐는 지적이다. 또한 집시법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해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가 더욱 자의적으로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7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현장 (유튜브 '민플러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법안을 내는 것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 사저 앞에서의 시위나 집회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서도 시위를 하는데, 법에 따르면 된다"라는 발언을 할 뿐 별다른 행동이나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사실상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펜앤드마이크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2/06/09/T5HKYAZIL5AA5H7YF6MPIUP5EI/
‘문자폭탄은 양념’이라던 親文… 개딸에 당하자 “폭력적”
집중공격 받은 홍영표 “꽤 조직적… 배후있다”
과거 친문이 하던 문자폭탄 공격 ‘이재명도 똑같이 옹호·방조’ 지적
이원욱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는 거리를 둬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8일 이른바 ‘개딸(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과 대자보 공세에 대해 “상당히 조직적”이라면서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문계인 홍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이후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홍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치매냐”고 비난하는 3m 길이의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자 폭탄을 포함해 여러 가지 공격을 받고 있다. 점점 강도가 세지고 있다”며 “갈수록 폭력적이어서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1000~2000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고, 직접 찾아와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배후가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있다고 본다”면서 “주요한 정치적 상황, 특히 당내에서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될 때는 어김없이 그런 것들이 오고 있다. 좌표를 찍는 과정이 있고, 컨트롤타워에서 좌표를 찍으면 요즘에는 문자도 그래픽으로 만들어서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형태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은 ‘스팸 차단’ 기능을 활용해 ‘이재명’ ‘박지현’ 등의 키워드를 설정해 놓고 문자폭탄을 방어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극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은 ‘개딸’ 문화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도 문자 폭탄 세례를 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이를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했다. 사실상 문자 폭탄을 옹호·방치한 것이다. 이재명 의원은 최근 들어 문자 폭탄 등 과격한 정치적 의사 표명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과거 ‘손가혁(손가락혁명군)’이라 불린 이 의원 팬클럽도 비슷한 방식으로 인터넷상 여론 만들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 의원도 이를 옹호·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시 손가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기사에 댓글 달기’ ‘공감 누르기’ 등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중립 성향의 한 수도권 의원은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훌리건·팬덤 문화는 친문이나 친명이나 다를 바 없다”면서 “친문계 의원들은 이번에 자신들이 당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이번 ‘개딸’의 핵심 세력은 과거 손가혁이 중심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열성 지지자들과 잠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면서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썼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 이 의원을 비판하는 민주당 인사를 겨냥해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다. ‘찢’은 ‘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이 의원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이 의원은 이어 “미국을 떠나며 팬클럽과 만나고 연일 메시지를 내는 이낙연 전 대표, 국회 앞 즐비한 화환과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에게 달려들어 낙인을 찍는 지지자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재명 의원 모두 지지자들과 비장하게 거리를 두라”고 했다. 범친문과 친명 진영 모두 강성 팬덤정치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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