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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찾은 尹 "압도적 응징태세 구축할 것"

Jimie 2023. 3. 10. 19:53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찾은 尹 "압도적 응징태세 구축할 것"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3.03.10 22:49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께 대하여 받들어 총!”“필승”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제77기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166명의 졸업생이 윤 대통령을 향하여 힘찬 구호와 함께 임석 상관에 대한 경례를 외치자 윤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거수경례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세계 안보 질서는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해군과 해병대가 강력한 해양 강군을 구축하여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강력한 국방력이 뒷받침돼야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안보를 지키는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해상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주변 해역을 넘어 해양 안보와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해양 강군으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과 관련해선 “한·미 핵 기획 및 실행체계를 확립하여 확장 억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화해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겠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축사 뒤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화려한 군사 시연이 펼쳐졌다. 최신형 전투기인 F-35의 급속한 상승 기동 뒤 태극기와 성조기를 매단 한·미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의 상륙작전이 대미를 장식했다.

 

1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해병대원이 함께 탑승한 상륙돌격장갑차와 차륜형장갑차가 상륙작전을 시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졸업식 참석 뒤 해군의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한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승함했다. 윤 대통령은 세종대왕함에 올라 “‘해상기반의 3축 체계가 적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응징·보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몸이 자동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을 연마해 달라”고 말했다. 도산안창호함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작전수행 절차를 보고받았다. 현장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여군 승무원과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하선 뒤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을 찾았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유사시 ‘김정은 참수작전’등 대북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사령부 직할 전단이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불가능을 모르는 세계최강 특수전면'라고 적었다. 장병들을 만나서는 “전 세계에는 전면전보다 비대칭 특수전에서 안보 위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특수전 전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며 “필사즉생의 정신,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에겐 B-1B 등 대형 폭격기뿐 아니라 참수작전을 펼치는 특수전전단 역시 위협적인 존재”라며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담긴 행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안보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대통령실은 10일 오전 발표된 갤럽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6일 한국 정부의 한·일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대한 ‘여론 성적표’의 성격이 짙어서다. 이날 갤럽 조사(3월 8~9일 성인남녀 1002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4%였다. 긍정과 부정 평가 이유 모두에서 일본과 외교 언급이 급증했다. 긍정 평가 이유는 노조대응(17%)·외교(8%)·일본 관계 개선(7%) 순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16%)·외교(13%)가 1, 2위를 차지했다.

김건희 여사가 1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에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3월 한·일 정상회담과 4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나온 뒤 종합적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세대별 찬성률, 특히 20대의 응답에 주목하고 있다. 9일 발표된 KBS·한국리서치의 강제징용 관련 여론조사(7~8일 1000명 조사)에서 강제징용 해법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20대 중 48.8%가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래 세대가 바라는 한·일 관계의 모습을 주목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징용 피해배상 문제 해결 방안 발표에 대해 반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한·일 협력 강화 드라이브도 걸고 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8일 전 부처 차관을 소집해 양국 협력 아이템 발굴을 지시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일시적 반대여론을 딛고 정상회담 성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계획으로 보인다”며 “반대 여론이 비등하나 2015년 위안부 합의 때와 같은 야권의 결집도가 크진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