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자신의 책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이 최악의 적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지지자들까지 가세한 가운데 ‘악마화’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지난 29일 출간한 책 ‘퇴마 정치-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윤석열 악마화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후안무치를 폭로하는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 2022년 대선 결과는 오랫동안 지속된 윤석열 악마화의 결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의 악마화 전략이 성공은커녕 대선 패배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민주당이 20년, 50년, 100년 장기 집권을 위해 ‘악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파한 게 악마화의 계기가 됐지만, 여기에 올인해 결과적으로 ‘자해극’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은 윤석열을 미워하는 수준을 넘어 악마로 간주함으로써 스스로 자해를 일삼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며 “윤석열 악마화라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였다”고 했다.
강 교수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권력욕과 사악함은 극단적으로 과대평가하면서, 반대로 윤 대통령의 능력과 도덕성은 극단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이 얼마나 사악하고 무능한지 폭로하는 일에만 집착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민주당은 이성을 상실할 정도로 ‘윤석열 때리기’에 올인해 윤석열을 키워주고 정권을 넘겨준 오만과 어리석음에 대해 처절히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민주당의 성찰이 부족했던 가장 큰 문제로 ‘내로남불’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주당은 독선과 오만, 무능을 보여줬고 특히 내로남불은 “문재인 정권의 DNA”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 청산’ 등으로 현실화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2019년 8월 27일 일거에 뒤집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날은 윤석열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날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민주당 인사들의 내로남불이 정의와 공정을 유린한 결과 대선에서 정권을 넘겨줬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민주당이 여전히 윤 대통령 탄핵·퇴진까지 거론하며 악마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선이 윤석열 승리로 끝나자 민주당이 새로운 퇴마의 제물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윤석열 탄핵’까지 거론하는 ‘퇴마 정치’에 목숨을 걸었다”고 했다.
진보 진영 지식인이자 대표 논객으로 꼽히는 강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계속해 왔다.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는 언론 기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지켜진 게 거의 없다. 취임사를 다시 읽어보면 한 편의 개그 원고를 방불케 한다”며 “그가 한 일은 일관되게 분열과 갈등을 키움으로써 ‘두 개의 쪼개진 나라’를 만든 것”이라고 했었다. 2020년 10월 펴낸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며 “굳이 지적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착한 권력을 표방했거니와 자신들에겐 그런 DNA가 있다고까지 큰소리친 권력 집단이 내로남불 화신이 될 때 어찌해야 할까”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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