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AP통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4일(현지시각) 오후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 풍선을 격추했으며 잔해를 수거하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풍선은 약 6만ft(약 1만8000m) 상공에 있었으며 현장에서는 작은 폭발 이후 풍선이 추락하는 게 목격됐다고 AP는 전했다.
온라인상에는 미군 전투기가 지나가면서 폭발과 함께 풍선이 오그라들며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한 이들의 영상이 올라왔고, CNN도 이 영상을 보도했다.
주변 상공에는 다수 미군 전투기가 비행했고, 해상에는 함정들이 잔해를 수거하기 위해 대기했다.
풍선 잔해 처리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는 풍선의 잔해를 모아 목적과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풍선 경로에 있는 미국인들의 안전에 과도한 위험을 가하지 않는 선에서 즉시 열기구를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줬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같은 명령을 내렸고, 관계자들은 풍선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날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군이 성공적으로 정찰풍선을 격추시켰다”며 “우리 비행사들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풍선이 정찰용이라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격추 작전에 앞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찰스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윌밍턴 등 동해안 공항 3곳에서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항공편은 격추 작전 직후인 오후 3시쯤 재개됐다.
미 정부는 지난달 28일 풍선이 영공에 진입한 것을 탐지했다. 지난 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 풍선이 도달했을 때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풍선 잔해에 따른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접었다. 풍선은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졌다.
◇다시 얼어붙은 미중관계
이번 정찰풍선 문제는 새해 들어 미중관계가 긴장완화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미중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정찰풍선 문제로 미중관계가 다시 얼어붙은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정찰풍선을 문제삼으며 3일 예정됐던 첫 방중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 시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날 예정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본토 위로 정찰 풍선을 날려 보낸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당초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양국은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어떤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범할 의도가 없고, 침범하지도 않았다”며 “미국의 일부 정객과 매체가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고 먹칠하는 데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급에서의 접촉과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중·미 정상이 발리 정상회담(지난해 11월)에서 도달한 중요한 공동 인식”이라며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 관계를 적절히 관리·통제하고, 특히 일부 뜻밖의 상황을 냉정하고 온당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라인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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