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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파이 풍선' 며칠째 하늘 둥둥…美 알면서 격추 않는 이유

Jimie 2023. 2. 5. 05:26

'中 스파이 풍선' 며칠째 하늘 둥둥…美 알면서 격추 않는 이유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3.02.05 05:12

대형 풍선이 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을 날고 있다. 주민들이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날아온 '정찰 풍선'이 며칠째 미국 상공을 떠돌고 있다.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이 풍선은 1일(현지시간) 몬태나주 상공에서 목격됐다. 풍선은 남동쪽으로 이동해 3일(현지시간) 미주리주를 지나는 가운데 또 다른 중국 정찰 풍선이 중남미 상공을 통과 중이라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중국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방문을 취소했다. 미국이 "주권 침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미·중 간 새로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美 "中 정찰 풍선 동쪽으로 이동 중…주권 침해"

미국 국방부는 3일 미국 대륙 상공에서 이동 중인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탐지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풍선은 계속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대륙의 중앙을 지나고 있다"면서 "시간대별로 풍선 위치를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알 권리 아니냐'는 질문에는 "하늘을 올려다보면 풍선 위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풍선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중국 '스파이 풍선'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기 이틀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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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피에르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풍선을 격추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대통령은 참모들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대통령은 군에 옵션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오스틴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 북부사령관은 지상 주민 안전에 대한 위험 때문에 동적인 행동(kinetic action)을 하지 말 것은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또 "중국이 유감을 표명했지만, 우리 영공에 풍선이 존재하는 것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륙 위로 정찰 풍선(surveillance balloon)을 비행시키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정찰 풍선을 '민간 비행선'으로 부르며 기상 관찰 등 과학연구용이 경로에서 이탈했다고 해명한 것을 반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내 방중 전날에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우리가 하려고 준비했던 실질적인 대화에 해가 된다"면서 "지금은 건설적 방문을 위한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방문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오전 긴급 전화회견을 열고 블링컨 장관의 방중 취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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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통화했다. 블링컨은 "나는 왕이 위원에게 미국 상공에 이 정찰 풍선이 존재하는 것은 미국 주권과 국제법을 명확하게 침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외교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여건이 될 때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바다로 나가면 격추…핵미사일 정보 노렸을 수도"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격추하지 않기로 했지만, 향후 요격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두고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풍선이 바람을 타고 동남쪽으로 이동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향할 것으로 예상한다.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풍선은 중국 중부 지역을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 알래스카주에서 미국 영공으로 진입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캐나다 서남부를 거쳐 미국 몬태나주로 날아왔을 때부터 육안으로 관찰됐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몬태나주와 미주리주 주민들이 촬영한 풍선 영상이 여럿 올라왔다.

두꺼운 폴리우레탄 재질의 풍선 하단에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한, 스쿨버스 2~3대 크기 장치가 달려 있다고 한다. 측면에 부착된 태양열 전지판이 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위당국자는 ABC뉴스에 중국이 첩보위성을 이용해 풍선을 조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공에 다른 나라에 정찰 풍선이 뜬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에는 풍선이 주민들에 목격된 점, 미국 영공에 장시간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방부는 풍선이 며칠 더 미국 상공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풍선은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군사적 또는 물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현시점에선 풍선을 격추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 선택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며 여지를 뒀다. 풍선을 떨어뜨려야 하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중국 공산당의 풍선을 안전하게 격추하고 시 주석에게 답변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한 전직 관료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풍선이 정보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중국으로 전송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요격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풍선이 발견된 몬태나주에는 핵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150기 지하 사일로(고정식 발사장치)가 설치된 말름스트롬 공군기지 등 민감한 군사 시설이 있다.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몬태나·공화당)은 국방부에 보낸 편지에서 "이 풍선이 몬태나 영공을 점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말름스트롬 공군기지와 미국 ICBM이 이번 정보수집 임무의 표적이라는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는 풍선이 거대하고, 지상에서 6만 피트(18㎞) 위에 있어 격추할 경우 파편이 넓게 퍼져 지상 주민과 시설에 위험할 수 있다며 격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풍선을 파괴하지 않고 '생포'해야 중국이 수집한 정보와 정찰 기술력을 파악하고, 증거를 토대로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도 이유도 꼽힌다.

풍선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격추하려면 인구 밀도가 현저히 낮은 몬태나에서 결행해야 했는데, 동진 예상 경로인 켄터키·테네시·노스캐롤라이나 주로 가면 인구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풍선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격추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지상 낙하로 인한 위험을 피할 수 있고, 풍선을 회수해 연구할 수도 있어서다. 이 경우 풍선이 미국 영해 12해리(약 22㎞) 이내에 머물 때 격추해야 국제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영해를 벗어나 국제 수역으로 낙하할 경우 미국이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 miou****41분 전

    노골적으로 스파이짓 하네 중국 은 망해라 기도한다

    좋아요10화나요1
     
  • jame****52분 전

    격추대신에 그 풍선을 역 이용하면 않될까요?

    좋아요8화나요0
     
  • elde****1시간 전

    성주의 싸드를 치워주면 저런 일도 없어진다 . . . 성주의 싸드부터 치워라

    답글 2
    좋아요1화나요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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