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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풍산개’로 소환된 ‘조만대장경’이 구설에 오른 까닭은?

Jimie 2022. 11. 19. 17:41

文 ‘풍산개’로 소환된 ‘조만대장경’이 구설에 오른 까닭은?

[아무튼, 주말] ‘가붕개론’에서 ‘풍산개’ 논란까지
부메랑 돼 조국 발목 잡는 SNS

022.11.19 03:00

“박근혜씨가 자신이 입양하여 번식한 진돗개 9마리 중 단 한 마리도 사택으로 데리고 가지 않는 것, 이해할 수 없다. 입양 시 사진만 찍었지, 실제 애견인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2017년)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마하트마 간디)”(2012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납’ 논란에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 소환됐다. 조만대장경은 조국 전 장관이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방대한 양의 글을 뜻하는 말. 2009년 개설된 그의 트위터에는 현재 1만7000개가량의 글이 올라와 있다.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글이 많은데, 상당수가 정의와 공정 등을 논하면서 보수 진영을 비판하거나 꾸짖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이 중 일부가 훗날 조 전 장관 자신이나 문재인 정부, 민주당과 관련된 의혹에 그대로 적용돼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로남불(조국+내로남불)’ ‘조스트라다무스(조국+노스트라다무스)’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2012년) 이른바 ‘가붕개론’이라고 불리는 이 글은 2017년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딸이 외고를 나와 의전원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2019년 법무장관 후보자 시절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개시됐을 때 그는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2017년) “조선시대 언관에게 탄핵당한 관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사직해야 했고, 무고함이 밝혀진 후 복직했다. ‘성완종 리스트’ 주인공들의 처신은 무엇일까?”(2015년) 등의 글이 회자됐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검찰 수사를 받을 때와 2020년 법정에 섰을 때 진술·증언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때 세간에는 “피의자 박근혜, 첩첩이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청구할 수밖에 없다.” “이런 데 쓰려고 법공부했구나.”(2017년) 등의 글이 입길에 올랐다.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국정농단’ 국조 청문회 출석 요구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한 언론 기사를 인용하며 올린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이 2013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들. /트위터

조 전 장관이 2020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향한 허위 보도가 많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 기사를 하나하나 찾아 모두 조치할 것”이라고 하자, 인터넷 커뮤니티들에는 그의 과거 글이 바로 올라왔다. “공인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서는 안 된다” “고집과 망상에 사로잡힌 시민도, 쓰레기 같은 언론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특히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멸찬 야유와 조롱도 허용된다”(2013년) 등이었다.

 

그의 과거 글은 민주당을 향한 ‘칼’이 되기도 했다. “자발성과 동의가 없는 성적 행동은 상대에 대한 폭력” “같은 계열 고위 인사의 성추행 사건에서는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침해를 자행하는구나!”(2013년) “성추행을 범한 후에도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개’들이 참 많다”(2014년) 등은 박원순 등 민주당 계열 인사들의 성폭력 사건 때 회자됐다. 해당 글들은 조 전 장관이 보수 인사들을 비판하며 쓴 글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일부 논란에 대해 “압축된 트위터 글 말고, 나의 책이나 논문을 보길 바란다” “시간이 흐르며 생각이 바뀌었다” 등의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조국 전 장관이 2013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올린 글. 2020년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박 시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이 글이 소환됐다. /트위터

‘조만대장경’ 논란은 서울대 교수이던 그가 2017년 공직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에는 ‘조만대장경’이 화제가 될 때마다 비판적 글이 올라온다. 이번 ‘풍산개 반납’ 논란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은) 어쩌면 우리가 품기엔 너무 큰 선각자 또는 예언자가 아니었을까”란 글이 게재됐다. 대학 시절 조 전 장관의 수업을 들은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조 전 장관이) 수업 때는 정치 얘기를 잘 안 해서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다”며 “트위터상에 던져놓은 온갖 말과는 괴리가 있는 모습이 끊임없이 나오니 실망감이 계속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최모씨는 “개인의 과거 SNS 기록을 갖고 조롱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송경재 상지대 교수는 “조만대장경은 합리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즉자적으로 문제점만 지적한 것이 몇 년 뒤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폭로와 비판은 많지만 대안은 없는, 중용과 합의가 결여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철학 전문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세상 일에 저마다의 의견을 갖고 있어도 다 공개를 하진 않는데, 그걸 한 사람이 바로 조국”이라며 “조만대장경은 그런 조국과 소셜미디어가 만났을 때 생겨난 정치 담론이란 게 얼마나 지엽말단적이고 소모적인가를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했다. 이어 “조만대장경이 지금 딱 맞는 말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치와 관련해)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한국 정치에서의 비판적 논의 방식이 굉장히 정형화돼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주말뉴스부 이옥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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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9 06:31:50
풍산개 3행시조 2 ;;; 풍을맞아 사지마비 되었으면 이해한다 // 산도가고 농사짓고 오만짓을 다하면서 // 개사료 돈안준다고 사정없이 버리네
답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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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9 06:22:16
수령놈에 하사품이라 어쩔 수 없이 떠 않았으나 개가 개를 보살피기에 너무도 벅차 나랏돈으로 비서 고용해 보살피려 하였는데 이마저도 잘 되지않아 내다 버린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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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022.11.19 06:19:11
기르고 따르던 개를 마구잡이로 내다 버리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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