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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최측근 기조실장, 4개월 만에 면직... 국정원에 무슨 일이

Jimie 2022. 10. 27. 03:36

尹의 최측근 기조실장, 4개월 만에 면직... 국정원에 무슨 일이

 

입력 2022.10.26 22:20
조상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뉴스1

 

조상준(52)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26일 사퇴했다. 조 실장은 전날 대통령실에 사의를 밝혔고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에 발탁한 최측근 인사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6월 국정원의 인사와 예산, 조직을 관장하는 기조실장(차관급)에 발탁됐다. 그런 조 실장이 4개월여 만에 돌연 그만두면서 그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정원 주변에선 먼저 조 실장이 국정원 간부 인사 문제를 두고 내부 갈등을 빚은 게 원인이 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원 적폐 청산’ 등 개혁 드라이브에 소극적이란 내부 비판 때문에 조기 낙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이 전날 밤 조 실장 면직 방침을 직접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통보한 것으로 볼 때 개인 신상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실과 국정원은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했다. 후임 기조실장으로는 검사 출신인 김남우(53)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실장 사퇴 소식은 이날 오전 국정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즉각 “윤 대통령이 조 실장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측은 조 실장의 정확한 면직 이유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국회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비어있는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 -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26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국정원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국감 전 사의를 표명하면서 맨 왼쪽 자리가 비어 있다. 왼쪽부터 국정원 권춘택 1차장, 김규현 국정원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 /이덕훈 기자

 

조 실장 사퇴를 두고 국정원 주변에선 인사 문제를 둘러싼 국정원 내 알력이 원인이라는 얘기가 먼저 나왔다. 국정원 소식통은 “조 실장이 국정원 2·3급 인사 과정에서 ‘인사 개혁’을 요구하는 국정원 내부와 충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규현 원장은 지난달 초 전 정부 때 임명된 국정원 1급 직원 20여 명을 전원 물갈이하며 간부 인사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이후 착수한 2·3급 간부 인사는 아직 마무리 짓지 못했다. 국정원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조 실장의 인사안(案)이 김 원장을 보좌하는 국정원 출신 참모들의 반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 실장이 짠 일부 2급 간부 승진안이 무산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권 출범 5개월이 넘도록 국정원은 간부 진용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한 여권 관계자는 “2주 전쯤 만난 조 실장이 인사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국정원 내부에선 “조 실장이 지난 정부 때 벼락 승진한 간부 청산 등 새 정부의 개혁 기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정부와 정치적 연줄 등으로 승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부 2·3급 인사와 해외 공관 파견 직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가 늦어지면서 내부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정부 때 부당하게 좌천된 요원들 사이에서 ‘조 실장이 인사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상당했다고 한다. 모 지역 지부장 인사 등을 두고도 조 실장과 국정원 출신 간부들 간에 갈등이 일었다고 한다. 반면 조 실장은 주변에 “능력과 무관하게 전 정부 때 한직에 있었다고 승진을 기대하는 인사들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조 실장 면직 경위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원들은 조 실장이 김규현 원장에게 먼저 사의를 밝힌 게 아니라, 대통령실 담당 비서관이 전날 밤 8~9시쯤 조 실장 사의 표명과 면직 방침을 김 원장에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이 주도적으로 조 실장 면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 실장의 근태(勤怠) 등 신상 관련 문제가 불거져 교체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조 실장과 관련된 투서성 첩보가 정권 핵심부에 접수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이유가 무엇이든 윤 대통령이 측근으로 꼽힌 조 실장을 4개월 만에 교체하면서 국정원 개혁에 좌고우면해선 안 된다는 쪽의 목소리가 더 강해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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