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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허위폭로 아니다"…경찰, 이준석 '무고' 혐의 송치

Jimie 2022. 10. 13. 20:16

"성접대 허위폭로 아니다"…경찰, 이준석 '무고' 혐의 송치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2.10.13 19:15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13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무고(誣告)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관계자는 “배당 결과는 14일쯤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고죄(형법 156조)는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자신이 지난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두 차례 성(性)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이틀 뒤 가세연 관계자(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이 고소를 ‘허위의 사실을 신고(무고)’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월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국민의힘 개정당헌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법원은 지난 6일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뉴스1

 

경찰의 무고죄 수사는 지난 8월 4일 김성진 대표의 변호인이자 보수 유튜버인 강신업 변호사의 고발로 시작됐다. 강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이 전 대표는 성 접대를 받은 당사자로서 자신이 (접대를) 경험한 사실이 있다”며 “자신의 주장이 옳은 것처럼 하고, 교묘하게 타인(가세연)을 형사처분 받게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이 제기한 의혹은 지난해 12월 27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 전 대표가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에 대전 유성구 소재 한 주점에서 김성진 대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1월 7일 ‘성접대 의혹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 받은 경찰은 8개월여 수사 끝에 지난달 20일 이 전 대표의 알선수재 및 성매매 의혹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성 접대가 실제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은 채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경찰은 무고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모았다. 지난 8일 이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한 경찰에선 “충분히 수사했다(10월11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반응이 나왔고 이날 나름의 결론을 내린 셈이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강신업 변호사가 지난 8월4일 오전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 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무고 혐의 고발장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당원권 정지’ 추가 징계에 명분, 입증엔 난관

익명을 원한 한 부장검사는 “무고죄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먼저 확정하고 난 뒤에야 성립이 가능한 구조”라며 “경찰이 무고 혐의를 인정했다는 건 가세연의 ‘이준석 성 접대’ 주장은 사실에 기반한 것이고 이를 허위라고 주장한 이 전 대표의 고소가 거짓이라고 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더라도 법정에선 이 전 대표가 2013년 두 차례 성접대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이 부장검사는 “‘성 접대가 명백하게 있었다’고 당사자가 일관되게 진술한다거나 객관적인 물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허위 고소(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경찰이 송치 결정을 내린 건 김성진 대표 측 진술에 신빙성이 있거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빙자료가 있단 것으로 풀이된다”면서도 “(접대) 시점이 오래 전인 데다가 진술 및 정황 증거만으로 판사가 실제 성 접대가 있었다는 심증을 갖게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의 이날 결정으로 지난 7일 이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1년 정지’라는 국민의힘의 추가 징계 결정에는 일단 명분이 실리게 됐다. 다만 검찰이 불기소로 기울거나 법정에서 무죄 판결이 난다면 정치적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경찰 송치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여러분이 의문을 갖는 일은 없었다”며 “삼인성호(三人成虎·사람 셋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식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이 전 대표가 김철근 당시 당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성 접대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서 증거인멸을 꾀하려 했단 혐의(증거인멸교사)에 대해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이를 언급하면서 “증거인멸 교사조차 한 적이 없다는 건 제가 숨기거나 감출 것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2013년의 일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모두 단호히 부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경찰의 무고 혐의 송치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혐의에 대해 부인한다"고 글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