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s

“Meanwhile, never flinch, never weary, never despair.”

Jimie 2022. 9. 24. 15:59

동아일보

  • 정미경기자
  • 입력2022.09.24 12:00최종수정2022.09.2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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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give up, never despair’는 짧고 간결한 메시지 효과 때문에 정치 슬로건으로 자주 쓰입니다. 

 

명연설가인 윈스턴 처질 총리는 이 구절을 약간 변형시켜 1955년 총리 퇴임 연설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Meanwhile, never flinch, never weary, never despair.”(그러는 사이, 주춤하지 말라, 지치지 말라, 절망하지 말라)
실전 보케 360

 

비가 오는 가운데 워싱턴 근교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9·11 테러 21주년 추모식에서 헌화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영국에서 여왕 추모 행사들이 펼쳐지는 동안에 미국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9·11 테러 21주년 추모식입니다. 테러 공격을 받았던 뉴욕,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3곳에서 동시에 열렸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국방부 청사(펜타곤) 앞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중에 여왕을 추모하며 9·11 테러 후 여왕이 보내온 메시지 “grief is the price we pay for love”(슬픔은 사랑의 대가로 치러야 하는 비용이다)를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We don’t always live up to it, but we've never walked away from it.”(우리가 항상 그것을 충족시킨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결코 포기한다는 것도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등의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평등을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평등이라는 목표를 언제나 충족시켰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져버린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live up to’와 ‘walk away from’을 대비되는 개념으로 썼습니다.

‘live’(살다)와 ‘up to’(까지)가 결합된 ‘live up to’는 ‘충족시키다’ ‘부응하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에 높은 목표를 의미하는 ‘expectation’(기대), ‘ideal’(이상), ‘promise’(약속), ‘reputation’(평판) 등의 단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live up to’가 어떤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라면 ‘walk away from’는 어떤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걸어 나가다’라는 뜻의 ‘walk away from’은 일이나 가정생활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로 씁니다. 가족을 등지는 것을 ‘walk away from family’라고 합니다. 결혼생활을 끝내는 것을 ‘walk away from marriage’라고 합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0년 1월 19일 소개된 여왕의 손자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선언에 대한 내용입니다.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의 독립 선언과 미국행은 영국 왕실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인종차별 의혹 등 왕실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들춰낸 해리-마클 부부 때문에 여왕은 말년에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칼럼에 나오는 칭호는 모두 여왕 타계 전입니다.

여왕 타계 후 윈저성 앞에서 추모객들에게 인사를 답하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왼쪽)와 해리 왕자 부부(오른쪽).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가 공식석상에 함께 등장한 것은 2021년 필립공 장례식 후 1년 5개월 만이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

 

 

▶2020년 1월 19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13/99192883/1

용감하게 버티다

입력 2020-01-13 03:00업데이트 2020-01-13 09:36

영국 해리 왕손(36)과 메건 마클 왕손빈(39) 부부의 왕실 독립 선언을 풍자한 미국 뉴욕포스트 1면.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웹사이트


참 헷갈립니다. 영국은 최근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 부부를 대역죄인 취급합니다. 반면 미국은 ‘잘됐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미국의 관심사는 ‘해리 왕손 부부가 독립하면 돈을 얼마나 벌까’에 모아져 있습니다.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 건가요.

“I really tried to adopt this British sensibility of a stiff upper lip.”(영국 특유의 감성인 불굴의 정신으로 왕실 생활을 이겨내려 했다)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손빈이 지난해 11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이 말 한마디로 영국인들의 미움을 왕창 받게 되는데요. ‘stiff upper lip’은 직역으로 ‘뻣뻣한 윗입술’입니다. ‘입술을 꽉 문다’는 뜻이지요. 영국의 국민성을 말해주는 표현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입술을 꽉 물고 참는다는 뜻입니다. 메건 왕손빈은 “영국 특유의 감성인 불굴의 정신으로 왕실 생활을 이겨내려 했다. 그러나 바보 같은 짓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영국인들 사이에 이런 반응이 나왔습니다. “감히 당신이 영국의 국민성을 들먹거려?”

“It’s a masterclass in wanting to have your cake and eat it.”(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해낸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하죠.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케이크를 보고 즐기면서 동시에 먹을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속담으로 하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 해리 왕손 부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말입니다. 왕실의 특권은 버리지 않으면서 왕실의 간섭이나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겁니다. 그냥 욕심도 아니라 명작(masterclass)급 욕심.

Harry and Meghan show us what happens when you have ‘an heir and a spare.’(해리와 메건 부부의 독립 선언은 ‘계승자와 여분’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영국 왕위 계승자는 형 윌리엄 왕세손입니다. 해리 왕손은 왕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계승 라인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spare’(여분)라고 부릅니다. ‘An heir and a spare’(계승자와 여분)는 왕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제목입니다. 여분의 삶을 살아야 하는 해리 왕손이 자기 인생을 건설적으로 찾아가겠다는 것은 욕먹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