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그녀가 바로 역사였다…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업데이트 2022.09.09 04:16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AP=연합뉴스]
‘살아있는 현대사’ ‘영국 연방 최장기 재임 군주’.
70년 재위 내내 영국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6세. 영국 왕실은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각 찰스 3세로서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고령인 여왕은 지난 6일 밸모럴성에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사임을 보고받고,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행사를 치렀다. 지팡이를 짚은 채 활짝 웃는 얼굴이 대중에게 보인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스코틀랜드 동북부 애버딘셔 지역에 위치한 밸모럴성은 통상 여왕이 긴 여름휴가를 보내는 곳이다.
임명 행사 다음날 주치의들 권고를 듣고 여왕이 일정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이어 8일 아침 검진에서 "건강이 우려스럽다"는 판단이 흘러나왔다. 이상 징후를 느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등 왕실 가족들은 밸모럴성으로 달려갔다. 영국 국민들은 앞서 지난 2월 코로나19 감염도 이겨냈던 여왕의 쾌유를 빌었지만 이날을 넘기지 못한 채 서거 소식을 맞닥뜨렸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밝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1926년 출생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본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1952년 스물여섯의 나이로 영국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인 영연방의 여왕에 즉위했다. 이후 70년간 여왕의 지위를 유지한 엘리자베스 2세는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영연방의 군주로 기록됐다. 기존 최장 기록인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63년 7개월였다. 지금 영연방에 포함된 국가는 영국·호주 등을 포함해 54개국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생은 현대사 자체다. 공주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육군으로 참전했으며, 즉위 후에는 영국 식민지의 독립을 지켜봤다. 그의 재임 기간 미·소 냉전 대립, 공산권 붕괴와 독일 통일, 유럽연합(EU)의 출범과 영국의 탈퇴 등 격동이 이어졌다. 여왕이 만난 미국 대통령만 14명이고, 지난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그의 즉위 이후 15번째 영국 총리다.
여왕의 아버지는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인 조지 6세다. 형 에드워드 8세의 갑작스러운 퇴임(1936년)으로 조지 6세가 왕이 되면서, 맏딸 엘리자베스 2세는 후계 1순위로 올랐다. 이후 아버지가 2차대전 후 병환으로 사망하자 곧바로 여왕에 즉위했다. 즉위 이듬해인 1953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으며, 2500만명이 지켜봤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6월 2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보기 위해 왕실 가족들과 발코니에 나와 있다. 왼쪽으로 아들 찰스 왕세자, 오른쪽에 손자 며느리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증손자 루이 왕자, 증손녀 샬럿 공주 등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왕실의 전통을 고수했다. 총리 임명권자이지만 의회의 결정을 존중했으며, 의회 시정 연설에서도 총리실에서 작성한 원고를 받아들였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총리와의 면담 때도 직접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올해 6월 성대하게 치러진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에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조차도 축하를 보냈다.
재임 기간 여왕은 영연방 국가를 순회하며, 왕실의 권위를 유지하는 데에 힘썼다. 여왕의 방문이 역사가 된 순간도 있었다. 1965년, 당시 서독 방문은 2차대전 후 처음으로 전쟁의 종결을 상징하는 외교 행사가 됐다. 또 2011년, 옛 식민지였던 아일랜드공화국을 방문해 해묵은 갈등 봉합에 힘썼다. 당시 여왕은 “우리가 모두 지난 역사 속에서 과도한 고통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슬프고 유감스럽다” 말했다.
여왕은 영연방에서 두루 사랑을 받았지만, 가족과 관련해선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장남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비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지지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다이애나비가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불운의 사고로 사망한 뒤엔 엘리자베스 2세와 영국 왕실이 대중의 비난까지 받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과 부군인 필립공. 중앙포토
부군인 필립 공(에든버러 공작)과 1947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2021년 필립 공이 99세를 일기로 별세하기까지 평생을 해로했다. 여왕은 10대 공주 시절에 필립 공을 만났으며, 둘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전쟁 중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정을 쌓았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여왕이 만난 한국 대통령만 6명(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박근혜)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영국에 초청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1999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필립공과 함께 3박 4일 국빈 방문했다. 이때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이곳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았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나중에 90세가 된 2016년 주영한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때를 떠올리며 “하회마을에서 한식으로 마련해준 생일상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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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13분 전
금수저 물고 태어나 원없이 부귀영화를 누리다 사라진 여인.. 나와서 손이나 흔들고 세금만 축내다 가버린 여인.. 단지 저 여인의 인생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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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22분 전
21세기에 군주제라? 스캔들 많은 영국 왕실폐쇄한자는 여론이 높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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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38분 전
좌파 달님 양산군은--언제 향 피우나--추종자들 수십 만명이 운집하여--10일장 하면서---양산 일대가 통곡으로 가득할 텐데--그럴때 가는게 존 타이밍이다-- 뭉가 이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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