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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이준석 저격…울산 회동 이끈 '준석 파파' 돌변한 속내

Jimie 2022. 9. 6. 17:16

번번이 이준석 저격…울산 회동 이끈 '준석 파파' 돌변한 속내

  • 중앙일보
  • 최민지
  • 입력2022.09.06 15:32최종수정2022.09.06 15:46

 

김기현 의원.

 

 

한때 ‘준석 파파’로 불렸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연일 이준석 전 대표를 공개 비판하고 있다.

김 의원은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최근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전 대표가 4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며 당내 투쟁 의지를 밝힌 것엔 “우리 당엔 금지곡은 없다. (금지곡의) 의미도 모르고 함부로 용어를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를 참지 못하고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이라며 친윤 그룹 등 당내 인사들을 저격한 발언엔 “나는 개고기를 판 적이 없다. 길길이 날뛰는 사람이 아니니 명백한 허위사실”라고 응수했다. 이어 “자신의 입장을 각자가 자유롭게 얘기하는 세상에서 이 전 대표를 비판하면 잘못된 것이고, 본인이 말하는 것은 지상 최고 원칙이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이 이 전 대표를 저격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이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공개되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위험하다”는 글을 쓰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지난 4일 이 전 대표 기자회견 직후엔 페이스북에 “지독하게 자기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전 대표의 지지들에게 ‘준석 파파’라고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왔었다. 지난해 12월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을 저격하며 당무를 거부했을 때 원내대표로서 ‘울산 회동’을 주선해 갈등을 잠재운 일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전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총회 등 뒤이은 갈등 국면에서도 중재 역할을 자처했다.

그랬던 김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중징계 이후엔 쓴소리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당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 주변에선 “김 의원이 이 전 대표를 당의 인재라 여기고 대선 때 매번 문제 일으켜도 감쌌는데, 최근 행보는 도를 넘었다 생각해 인간적 실망감마저 느끼는 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선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 의원이 전당 대회를 앞두고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한 핵심 당원 층의 목소리에 부응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이 전 대표의 지난 7월 중징계 이후로 성 상납 의혹 등을 비판하는 게시 글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대표 선거에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각각 7대 3의 비율로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반영 비율이 높은 ‘당심’을 파고들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 대표의 비판적 발언이 최근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친윤 그룹의 견해와도 결을 같이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6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윤핵관 논란에 대해 “‘윤핵관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다. 대통령이 소통할 수 있는 국회 채널을 나쁘다고 하는 것은 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정확히 김 의원과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이 전 대표와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던 안 의원은 지난달 30일 “새 비대위 구성은 옳지 않다”고 입을 열더니, 다음날 “(이준석 전 대표 추가 징계를) 저는 반대했다. 이 전 대표가 1월 전당대회 출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대표적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글을 쓰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에 비해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안 의원이 중도층을 공략해 ‘민심’에서 승기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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