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ing Articles

12시간 최장 토론, 눈물 호소…filibuster

Jimie 2020. 12. 14. 07:22

12시간 최장 토론, 눈물 호소…野 사흘간 필리버스터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2020.12.13 19:01 |수정 2020.12.14 06:28

 

10일 오후 3시 15분 시작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3일 오후 5시 기준 57시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문제로 정회된 시간 제외)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 전원이 참여를 결의하고 윤희숙 의원이 역대 최장 시간(12시간 48분) 발언대를 지키는 등 의지를 불태웠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제동을 걸었다. “야당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고 12일 오후 8시쯤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하더니 무분별한 (코로나19) 확산에 쩔쩔매면서 이를 이유로 필리버스터조차 중단시키려 한다”며 “우리는 (중단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57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토론대에 선 모습. 뉴스1


거여의 완력으로 사흘간 필리버스터에도 실질적 성과는 없었지만, 국민의힘은 나름 '야성(野性)'을 회복했다는 자평이다. 58명 초선이 자진해 전원 참여를 결의하고, 중진들 역시 적극 나서 오랜만에 단결된 당의 모습을 피력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로 일었던 내분 역시 필리버스터 동안 잦아들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에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 의견을 듣겠다"며 필리버스터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고 했지만, 3일만에 입장을 바꿨다. 뉴스1


사흘간 필리버스터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단상에서 1~2시간에 그쳤지만, 국민의힘은 1인당 4시간을 훌쩍 넘기곤 했다. 10일 첫 타자로 나서 8시간 44분간 발언대를 지킨 이철규 의원은 "여야 극한대립과 여당의 입법 독주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진영 이익만을 위해서 불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11일 새벽 시간대 4시간 48분간 토론을 이어간 조태용 의원은 "다수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소수에 대한 존중인데, 지난 6개월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은 별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5시간 7분 동안 세계 각국의 사법 체계를 들어 국정원법과 공수처법 등을 조목조목 비판한 김웅 의원은 과거 청와대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회의하는데 대통령에게 법률 자문을 하는 분이 '검찰은 공안부를 없애야 한다'고 해서 '(대신) 그럼 노동부라고 해야 한다. 노동사건은 전문성이 없으면 절대 안 된다'고 했더니 '공안부가 왜 노동 사건을 하냐'는 말이 돌아왔다"며 "그래서 '공안부가 노동사건을 처리하는데 뭐 하는지도 모르고 없애겠다고 한 거냐' 말하니 표정이 안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검찰에 대해 잘 모르면서 검찰개혁을 부르짖는다고 꼬집은 것이다.

윤희숙 의원은 국정원법과 대북전단살포금지법, 5.18 왜곡처벌법을 '닥쳐 3법'으로 표현하며 "닥쳐"라는 단어를 수십차례 외쳐 이목을 끌었고, 동시에 "임대차 3법으로 얼마나 많은 가구가 피눈물을 흘렸겠냐"며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동안에는 목이 메 잠시 발언을 멈추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어 안병길 의원은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편법 의혹이 있는 농지에 국비 40억원을 투입해서 새로운 사저를 짓는 대신 그곳에 국민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공공주거시설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국민의힘 초선 58명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지금 저희는 힘이 없다.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인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토록 처절하게 국민께 부르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논란성 발언도 나왔다. 이철규 의원은 “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어서 지지했던 여성들이 요즘 고개를 돌린다”고 말했고, 김웅 의원은 “성폭력 범죄는 충동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고, 그 충동이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13일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며칠 뒤 문 대통령이 여야 협치를 언급한 것에 대해 “(야당에) 엿 먹으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12시간48분 동안 토론을 이어가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을 세웠다. 앞선 기록은 이종걸 전 의원의 12시간 31분이었다. 뉴스1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김웅 의원 발언에 대해 “당장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몰아세웠고,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태흠 의원을 향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욕설이 난무하다니, 국회가 김 의원의 배설창구는 아니다”라고 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턱걸이'로 종료된 필리버스터…그의 '한표'가 결과를 바꿨다

머니투데이  |입력2020.12.14 06:01 |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의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토론)가 마침표를 찍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범여권과 힘을 합쳐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결시켰다. 하지만 의결정족수는 겨우 맞췄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야는 지난 13일 오후 8시16분부터 국정원법 개정안의 필리버스터 종결동의 표결을 시작했다. 표결 결과 180명이 찬성했다. 반대와 무효는 각각 3명이었다. 국회법은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찬성이 있을 경우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턱걸이'로 가결된 셈이다.

~중략~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국정원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으로 불린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남북관계발전법의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국정원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필리버스터의 종결 동의를 추진한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