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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휴전은 러시아에 잠시 휴식만…영토 수복돼야 협상 시작"

Jimie 2022. 7. 23. 20:32

젤렌스키 "휴전은 러시아에 잠시 휴식만…영토 수복돼야 협상 시작"

기사내용 요약

"확장 추구하는 러시아…휴전 해도 2~3년 후 재침공 100%"
"러시아 이빨고래, 푸틴은 구렁이…삼키려다간 입 찢어질 것"
"이제는 러시아가 탄약 부족…우크라, 하루 6000발 포탄 발사"
 

[키이우=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랑스·독일·이탈리아·루마니아 정상들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17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전쟁을 중단하는 것은 러시아 군에 일시적 휴식만을 제공할 뿐이며 뺏긴 영토를 모두 회복하기 전에는 휴전 협상에 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대통령 궁에서 진행해 이날 공개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은 러시아에 휴식만을 제공하는 일시 중단일 뿐"이라며 "러시아는 휴전 후에도 지정학적 확장 정책을 추구한 옛 소련의 주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양보 요구는 (식량·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시장을 다소 안정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러시아 군의 일시적 휴식일 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 당시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민스크 협정을 체결하며 휴전한 바 있다. 하지만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내전이 벌어졌고 러시아는 8년 뒤 이들 지역의 해방을 명분으로 재침공했다.

두 차례 걸쳐 이뤄진 민스크 협정은 ▲즉각적 휴전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러시아 병력 철수 ▲돈바스 지역의 재건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러시아의 침공을 막지는 못했다.

지금의 휴전 논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경험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P/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 센터의 고지대 사막에서 전투 훈련 중 록히드 마틴이 생산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이 발사되고 있다. 2022.06.02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름반도 외에 돈바스 지역과 남부 헤르손·자포리자까지 점령지 확대에 나선 러시아를 '향유고래(이빨고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렁이'에 각각 비유했다.

그는 "향유고래와 구렁이는 2~3년 이내에 (우크라이나의) 2개 지역을 더 점령한 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 100%다"라면서 "그들은 계속 더 멀리 가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렁이(푸틴 대통령)는 비단뱀처럼 입을 열었고, 그 앞에 놓인 우리는 단순한 토끼일 뿐이라 생각됐지만 우리는 토끼까 아니었다"며 "그가 우리를 삼킬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삼키려 했다가 (오히려 입이) 찢어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꼬집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월29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5차 평화협상이 무산된 것은 우크라이나 책임 때문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관해 "완벽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2월24일 러시아 침공 이전에 어떻게든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려 했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3년 간 내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며 "사람을 죽이고 도시를 파괴한 후에 협상을 제안하면 누가 대화에 나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하원 연방 대표들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본격 작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확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2.07.08.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모든 (뺏긴) 영토를 먼저 수복한 뒤에야 협상을 해야한다고 믿고 있다"며 "우리가 그것들을 빨리할수록 인명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고 평화협정에 나서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공여한 M142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서방의 155㎜ 견인 곡사포 지원이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의 공세를 둔하게 만들고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때 러시아 군은 매일 1만2000발의 포탄을 발사했고, 아군은 1000~2000발의 포탄만을 발사했었다"면서 "현재 러시아가 탄약 부족을 느끼기 시작한 지금 우리는 하루 6000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