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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진으로 드러난 강제 북송 만행, 이젠 文이 답해야

Jimie 2022. 7. 15. 09:23

[사설] 사진으로 드러난 강제 북송 만행, 이젠 文이 답해야

입력 : 2022-07-13 23:37:55 수정 : 2022-07-13 23:37:54

 

 

통일부가 그제 공개한 ‘북한 어민 강제 송환’ 사진은 충격적이다. 10장의 사진에는 2019년 11월7일 탈북어민 2명이 판문점에 도착했을 때부터 북한군에 인계될 때까지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어민들이 죄수처럼 포승에 묶인 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으려고 절규하고, 머리를 찧으면서 자해하고, 북한군에 끌려가며 격렬히 저항하다 넘어지는 장면은 정부가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시켜준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어민들이 귀순 의사가 없어 돌려보냈다”고 했는데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다.

 

북한 어민이 살인 용의자라 하더라도 강제추방은 인권국가에서는 보기 어려운 야만적 행태다. 5년 내내 사람이 먼저고 인권국가임을 자처한 정부가 한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어민들은 강제 북송된 뒤 곧바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3조는 북한 주민을 우리 국민으로 규정한다. 더욱이 북한이탈주민법 32조에 따르면 탈북민은 한국에서 재판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90일 이내 이의를 신청할 권리도 갖고 있다. 이런 법이 있는데, 어민들을 강제로 돌려보냈다면 현행법 위반이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문투성이이다. 좁은 목선 안에서 북한에서 잡힌 1명 등 3명이 어떻게 16명을 살해할 수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대북감청자료를 통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탈북 어민들은 목선을 타고 남하하다 같은 해 11월2일 우리 해군에 나포됐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는 합동조사를 서둘러 사흘 만에 끝내고 5일 만에 북한에 넘겨줬다. 이러니 어제 미 연방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강제북송 규탄성명을 낸 것 아닌가. 북한이 이 사건을 “탈북해봤자 남한서 다 돌려보낸다”며 주민 정신교육용으로 활용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더불어민주당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어제 “엽기적인 흉악범을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이자는 말이냐”라고 했다. 본질이 흐려져선 안된다. 북한 어민들이 설령 흉악범이었다 하더라도 우리 사법기관의 수사로 범죄 행위를 확인한 뒤 우리 법에 따라 재판하고 처벌하는 게 정상적 절차다. 대통령실이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이 사건의 진실을 낱낱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어제 국정원 압수수색을 진행해 곧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민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먼저 답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세계일보 & 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