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20% 러軍 손에"…나토 수장 "오랜 소모전 될 것"
- 중앙일보
- 김서원
- 입력2022.06.03 15:5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의회 영상 연설에서 "국토의 20%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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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 100일째를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토의 20%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룩셈부르크 의회 영상 연설에서 전체 60만㎢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영토 가운데 "러시아에 점령당한 면적은 12만5000㎢에 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베네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을 합친 것보다 훨씬 넓은 면적"이라고 설명했는데,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 그는 또 "현재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남부 흑해 미콜라이우 외곽을 잇는 1000㎞의 초승달 모양 전선을 따라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날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총공세를 퍼부었다. 루한스크주의 소도시 세베로도네츠크는 현재 가장 치열한 시가전이 펼쳐지는 곳 중 한 곳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오가는 주요 도로를 통제하고 있으나, 도시 대부분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도시의 70%가 러시아군 수중 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국군이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을 거뒀지만, 아직 단언하기엔 이르다"며 "이곳의 상황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고립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곳의 아조트 화학공장 지하에 있는 소련 시절에 지어진 방공호에 어린이를 포함한 800여명이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포위한 채 시가전을 지속해 민간인 대피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세베로도네츠크와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또다른 도시 리시찬스크에도 러시아군 폭격으로 사회 인프라 시설과 주거용 건물 등의 60%가 파괴됐다고 시 당국 측이 전했다. 러시아 침공 전 인구 9만7000명에 달했던 이 도시에는 현재 민간인 2만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가 함락되면, 돈바스의 또다른 도네츠크주로의 러시아군 진격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도네츠크주의 요충지 슬라뱐스크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주민 대피령이 떨어진 상태다. 바딤 리아크 슬라뱐스크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전기, 수도 모두 다 끊겼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대피 뿐"이라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같은 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시사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분쟁은 소모전"이라며 "전쟁의 본질은 예측 불가능성이기에, 우리는 장기전까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전쟁 역시 여타 전쟁과 마찬가지로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나토 동맹국에 지속적인 무기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미국의 지원은 매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행동하는 데도 비용이 들지만, 행동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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