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 사저에 머무는 것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10%포인트(P)차이 압승을 예고하던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다르게 0.74%P 차이로 신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아직도 윤 당선인을 찍지 않은 많은 국민이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대목은 부담스럽다.
이같은 상황에서 청와대 집무실 이전이라는 매머드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 속에서 정치적 우군 세력의 등장은 나쁘진 않아 보인다.
가까스로 대권 승리는 따냈으나 의회 권력이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에 쏠려 있는 점도 부담이다. 윤 당선인이 국정 철학을 실행하는데 의회가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윤 당선인 지지를 표명하는 메시지를 연거푸 낼 경우 보수대통합이라는 명제 속에서 윤 당선인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통합을 이룬데다 인수위원회 속에 호남 인사들까지 영입한터라 국민대통합이란 윤 당선인의 기치에도 어울리게 될 것이란 희망적 분석까지 나올 수 있다.
특히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박 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선거에 임할 경우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이 정치 신인이라면 박 전 대통령은 당내 경선 말고는 자신이 나선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한 이른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 도착해 어린이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지지세만 너무 부각될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보게 될 우려도 존재한다. 새로운 정부를 이끌고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할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 그림자에 가려 존재감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내부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구 달성으로 찾아온다고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 측도 거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질 수 있다"며 "두 사람의 조합으로 오랜만에 강력한 보수 세력이 재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새 정부의 태양이 돼야 할 윤 당선인이 또 다른 태양(박근혜 전 대통령)에 밀려 빚을 바래게 되는 경우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물리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화합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