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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안쏘고도 러 전투기 격추시켰다…우크라 공중전 비밀

Jimie 2022. 3. 24. 06:43

미사일 안쏘고도 러 전투기 격추시켰다…우크라 공중전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2.03.24 05:00

 

https://www.youtube.com/watch?v=nY7m9tTm9VQ 

 

“제공권은 아군 공격의 자유와 적 공격으로부터의 자유를 얻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우크라이나가 영공을 잃어선 안 되는 이유다.”(퇴역 미국 공군 중장 데이비드 뎁툴라)

한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지지부진한 진군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의 필사적인 제공권(공군력으로 특정 지역의 공중을 지배하는 능력) 사수가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열세인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에 반격하는 비결’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제공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투하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모습을 전했다.

지난 2016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공군기지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공군 미그-29 전투기. [EPA=연합뉴스]

 

이날 보안을 이유로 계급 등을 밝히지 않은 25세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안드리예에 따르면 매일 밤 숨겨진 격납고에서 대기하던 조종사들은 출격 명령과 함께 5배 이상의 러시아 공군기들이 있는 하늘로 이륙한다. 안드리예의 기체는 수호이(su)-25 초음속 전투기다. 10대에 공군 조종사를 꿈꾸기 시작해 하르키우 공군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번 전쟁에서 10번의 임무 수행을 마쳤고, 살아 돌아왔다.

 

그러나 그는 “나보다 경험 많은 동료들 다수가 전사했다”며 “우리가 직접 전투에 나설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상공에선 현대전에선 보기 드문 영화 ‘탑건’ 식의 공대공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양국 조종사들이 상대방을 감지하면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피하는 식이다. 차이가 있다면 러시아의 주력기는 수호이-34나 수호이-35 등 신형 전투기고, 우크라이나는 그에 비해 오래된 수호이-27과 미그(MiG)-29 등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교외에 격추돼 불에 탄 러시아 전투기의 잔해가 보인다. [AFP=뉴스1]

 

하루 항공기 출격횟수도 러시아가 약 200회, 우크라이나가 5~10회로 절대적 전력은 비교가 불가능하다. 안드리예는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평등 같은 건 없다”며 “매번 출격할 때마다 정말 전투를 하기 위해 나간다”고 말했다.

 

이런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미끼’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는 방법은 직접적인 교전보단 아군 방공 시스템이 있는 곳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영토에서 작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공중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22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까지 99대의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러시아 항공기를 관찰하고 좌표와 속도를 공유하는 등 우크라이나 공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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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NYT는 “개전 한 달이 된 시점에서 가장 큰 이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군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상의 육군을 보호하고, 러시아가 더 큰 규모의 폭격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데이브 뎁툴라 미첼 항공우주연구소장(전 미 공군 중장)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뛰어난 기량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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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매일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며 우크라이나 공군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전쟁 이전 가용 전투기 수는 약 100대 정도로 평가됐지만, 뎁툴라 소장에 따르면 현재 가용 가능 대수가 약 55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공 시스템의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그사이 최근 러시아군은 약 300회로 항공기 출격횟수를 늘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 떨어진 우크라이나 공군기 su(수호이)-25의 잔해. [트위터 캡처]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여러 차례 미국 등 서방에 전투기 지원을 요구했지만,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미국이 장거리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방어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